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가운데)이 지난 20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동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충청권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가운데)이 지난 20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동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충청권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현은 2030 당원의 대표가 아니다”, “2030 물결은 4050 강물과 함께한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열린 ‘민주당 2030 여성 지지자 모임’ 집회 참석자들은 이런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집회에 모인 100여명의 당원들은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무분별한 해당행위를 했다“며 그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올해 대선 직후 민주당에 대거 유입된 2030 여성 지지층의 구심점이었던 박 위원장이 최근 ‘개딸(개혁의 딸)’을 자처하는 이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이들의 공세는 박 위원장이 최강욱 의원 성희롱 사건 진상규명을 지시하면서 더욱 강해졌고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지지하는 커뮤니티에서도 박 위원장의 행보에 불만을 표시하는 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광고

하지만 유세 현장에서는 박 위원장을 향한 청년 여성들의 지지 분위기가 여전하다는 반론도 있다. 박 위원장의 유세현장을 챙겨온 당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지원 유세를 나가면 출마한 후보들이 민망해할 정도로 박 위원장에게 과일이나 과자를 선물하는 청년 여성들이 많다. 홍대에서 유세할 때는 마포구청장 후보가 ‘(박 위원장) 인기에 주눅이 든다’고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장년층 지지자가 박 위원장을 비판하자 20대 여성들이 ‘박 위원장을 괴롭히지 말라’며 막아선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안에서는 대선 이후 유입된 청년 여성 당원들을 ‘개딸’이라는 이름의 강성 지지층으로 분류하는 것부터 섣부른 규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민주당이 2030 신규 당원을 대상으로 연 ‘블루스타트 포럼’ 당시 당 관계자가 신규당원들을 ‘개딸’이라고 지칭하자 “그렇게 부르지 말라”는 참석자들의 반발이 있었다고 한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런 사례를 들며 “오히려 청년 여성들을 모두 ‘개딸’이라고 지칭해온 정치권이 부정확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광고

당의 성폭력 사건 엄정 대처 기조에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문제는 일부 당원의 ‘박지현 비토’ 흐름에 몇몇 의원들이 편승해 역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최강욱 의원은 성희롱 발언을 사과한 직후 “최강욱 의원의 사과를 가해자로 몰아가는 박지현 위원장의 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민주당 소속 여성 보좌진’의 글을 에스엔에스에 공유했다. 박 위원장 주도로 이뤄진 박완주 의원 제명 역시 ‘당사자의 소명 없이 이뤄진 것은 너무하다’고 보는 의원들도 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의원은 “‘박 위원장이 너무 치고 나간다’라는 불만이 있으면서도 청년 여성 지지층을 의식해 침묵해온 일부 의원들이 ‘백래시’성 역공에 나설 것이 가장 염려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소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