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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일반

“윤 정부 용산시대, 국보급 자산인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무력화”

등록 :2022-05-18 04:59수정 :2022-05-18 11:13

손원제 논설위원의 직격인터뷰 |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

용산위기센터 예기치 못한 상황 대응력에 성패 달려

김건희 여사 외교공관 예고없이 찾은 뒤 관저 바뀐게 진실
육군총장 공관서 파티장소 찾다 외교공관 갔다고 들어
‘공관 변경 뒤 김건희 방문’ 청와대이전TF의 주장은 거짓

사적 인연으로 짠 외교안보 내각·참모, 서열 경쟁 예상
미, 한-미정상회담서 군사협력 등 엄청난 청구서 낼 것
국방·군사전문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방·군사전문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전 뜨거웠던 논란에 비해,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한풀 꺾인 듯한 분위기다. 정부는 옛 국방부 건물 지하 벙커로 위기관리센터 이전이 차질없이 마무리됐고, 용산 집무실 앞 미군기지 터도 조기 반환받아 오는 9월에 임시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느닷없이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바뀐 관저 리모델링 공사도 외교부 장관 교체와 함께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겉으로 매끄러워 보이는 이전 작업이 실은 여러 문제점과 의혹을 시멘트로 발라 감춘 것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를 만난 것은 정부의 ‘문제없다’는 공식 발표에는 담겨 있지 않은 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서였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행정관과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내며 안보정책 현장을 두루 파악해온 진보개혁 진영의 대표적인 안보 전문가다. 정의당 의원 시절엔 국회 국방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교수는 “‘국보급 국가 자산’인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사장시키며 강행된 집무실 이전의 성패는 이후 누구도 예기치 못한 진짜 위기가 터졌을 때 정부가 얼마나 제대로 대응을 하느냐에 달렸다”며 정부의 섣부른 자만을 거듭 경계했다. 인터뷰는 16일 한겨레신문사에서 했다.

―윤석열 정부는 용산 집무실 이전이 별문제 없이 마무리됐고 잘 돌아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별일만 없다면 돌아가는 데 문제는 없다. 북한 핵실험, 미사일 발사 같은 예견된 위기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 항상 예기치 않은 시기에 뜻밖의 사건이 불확실성을 갖고 전개될 때 진짜 실력이 나온다. 보수정권에서 천안함 사건이 터졌을 때 정권이 거의 마비, 혼란, 붕괴 직전까지 가는 걸 봤고, 또 연평도 포격 사건 때도 똑같은 양상을 경험했다. 세월호 참사도 마찬가지고.”

―그런 점에서 위기관리센터가 제대로 운용될지가 관심사였다. 지금 어쨌든 장비를 설치했고 정상 가동된다는 것 아닌가?

“청와대가 여태껏 운영해왔던 위기관리센터는 국보급 존재, 반드시 사수했어야 될 국가 핵심 자산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의 정보 시스템만 국방부 벙커에 옮겼다. 문제는 하드웨어에서 관련 시스템 30여개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제한된 공간에서 운영되려면, 그렇게 잘 돌아가도록 하는 시스템을 또 설계해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이 공간에 최적화되도록 각종 디스플레이에 이게 실현되고, 충돌하지 않고, 거기 맞춰서 전문 요원들이 움직이고, 이런 부분들까지 새로운 상황실에 맞춰 설계해야 된다. 플러그만 옮겨서 꽂으면 된다는 건 위기관리 시스템이 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몰라서 비롯된 언사들이다.”

―청와대 지하 벙커에 원래 있던 시설과 장비는 어떻게 됐나. 그 자체를 옮긴 건가, 카피를 뜬 건가?

“상황실은 이사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청와대에 있는 망과 장비를 뜯어다가 여기다 설치한다 이런 개념은 없다. 전부 새로 연결하고, 장비도 그 장비를 그대로 쓸 수 없는 게 많다. 기존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는 무력화된 거고, 그냥 매몰돼버린 것으로 보는 게 맞다.”

―청와대 위기관리센터가 옮겨진 게 아니라 사장돼버렸다?

“인수위 기간 국무총리실 업무보고 과정에서 ‘신흥안보위원회 설치’ 방안이 보고가 된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자칫 재앙의 시작이 될 수 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군사·외교 위기가 아닌 일반적 사회재난이나 자연재해 등은 몽땅 관련 매뉴얼을 행정자치부로 이관하고 청와대는 외교안보만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매뉴얼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대응 시스템이 구축됐다는 얘기 아닌가. 관계 부처 간 협동 방식, 또 그것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정보 시스템이 갖춰졌다는 건데, 이걸 싹 없애버리는 순간 그 부작용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때처럼 나타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 때 만든 그 매뉴얼이 바로 해난 사고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규정한 것인데, 그게 사라졌으니 참사가 벌어졌을 때 관계기관 간 협조가 됐겠나?”

―당시 ‘컨트롤타워’가 어디냐는 얘기가 나왔다.

“청와대가 ‘우리는 컨트롤타워가 아니다’ 이렇게 하고, 박근혜 대통령에겐 ‘전원 구조’ 허위 보고가 올라가고 그랬다. 지금 총리실에 신흥안보위원회를 두겠다는 건, 지금까지 청와대가 관리해온 사회재난이나 자연재해에 관한 매뉴얼은 총리실에 다 넘기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2008년과 똑같은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거다.”

국방·군사 전문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방·군사 전문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집무실 앞 용산 미군기지 터를 조기 반환받아서 간략한 유해성 평가만 한 뒤 9월에 개방하겠다고 했다. 현실성이 있다고 보나?

“지금까지 용산 미군기지의 토양오염에 대해서는 한-미 간에 단 한번도 공동 실사를 해본 적이 없다. 또 미군기지 내에서 우리 환경부가 조사한 적도 없다. 그러니까 우선 얼마나 오염됐는지는 모른다가 정답이다. 적어도 몇 군데 특정 의심되는 지역을 찍어 가지고 3m 이상은 파봐야 오염의 정도를 알 수 있다.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안 하고 공원 설계를 한다? 이런 사례는 금시초문이다. 더 중요한 문제도 있다. 3m 이상 파야 오염을 조사할 수가 있는데, 한-미 간 이면 합의에 의해 반환 후에도 1m 이상 땅을 못 파도록 되어 있다.”

―이유가 뭔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전세계 신호정보를 감청하는데, 한국에도 그걸 위한 ‘에셜론’ 시스템이 깔려 있다. 서해 쪽에서 중국과 북한 신호 정보를 수집하는데 여기서 케이블로 연결된 신경망이 모이는 데이터 센터가 용산 기지 어딘가에 있다. 이걸 보호하기 위해 땅을 1m 이상 파지 못하게 돼 있다.”

―관저 문제로 넘어가서 느닷없이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로 쓰겠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 입김 때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원래는 육참총장 공관에 김건희 여사가 찾아갔다가, 거기서 요 옆에 외교부 장관 공관이 있다고 해서 거기도 가본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인수위 청와대이전태스크포스(TF)에선 육참총장 공관이 낡아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관저를 변경한 뒤 김 여사가 3월 말, 4월 초에 각각 두 곳을 간 걸로 얘기했다.

“이전티에프가 한 거짓말은 백서로 써도 모자랄 판이다. 물론 그 전에 육참총장 공관을 먼저 가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외교부 장관 공관은 처음에 거길 가려고 간 게 아니고, 육참총장 공관을 갔다가 예고 없이 들이닥친 것이다. 육참총장 공관에서 파티, 접견 행사 등을 할 장소를 물색하다가 아무래도 좀 좁다 해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간 것이라고 외교 소스 등을 통해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외교부가 감쪽같이 몰랐고, 인수위도 사태를 파악 못 하고 있을 수가 없다. 가든파티 같은 걸 하기는 육참총장 공관은 좁은데 저기 외교부 장관 공관은 원래 그런 용도로 지은 거니까 한번 답사를 해보자 하면서 상황이 급진전했다. 이건 단순한 진실이다. 더구나 외교부 장관 공관이 산의 맨 위쪽에 있다. 이제 거길 관저로 쓰면, 근처에 있는 합참의장, 국방장관, 연합사 부사령관, 해병대 사령관의 공관 등도 경호 문제 때문에 다 행사용으로는 쓰지 못할 수도 있다.”

―관저·집무실 이전 명분이 ‘구중궁궐에서 나온다’는 거였는데, 한남동 공관 타운 전체를 다 차지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인가?

“구중궁궐이 아니라 십중궁궐이다. 청와대보다도 더 밀폐되고, 성역화되고. 또 집무실하고도 떨어져 있고.”

국방·군사전문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방·군사전문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외교안보 분야 내각·비서진 구성이 완료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개개인을 보면 해당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는 건 다 인정이 된다. 그런데 합쳐봤을 때 문제가 된다. 대부분 대통령의 40년·50년 지기다. 김성한 안보실장은 초등학교 동창,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아파트 아랫집, 경호처장은 고등학교 1년 선배다.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서울대 40년 지기, 고시 공부도 같이 한 사이다. 대통령과 사적인 관계를 다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누가 복심이며 실세냐 이런 서열 경쟁이 벌어지기에 딱 좋은 구조다. 이렇게 사적인 인연들이 주류가 되면 공복으로서의 직위 이전에 대통령과의 특수관계를 우선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고 사적인 프로세스로 일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가령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사실 이명박 정부 때 댓글 공작,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같은 온갖 스캔들에 연루돼 있다. 또 2009년 임태희 당시 대통령실장이 싱가포르에서 북한 김양건을 만나 비밀 정상회담 협의를 하는 데까지 갔던 이명박 정권에서 북한 문제가 안 풀린 데는 당시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의 여러 역할이 있었다는 말들이 나왔다. 제일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의 강경 성향을 우려하는 질문이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도 나왔다. 권 후보자는 ‘내가 김태효를 잘 지휘하겠다’고 했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것도 대통령이라는 뒷배가 있기 때문이다. 잘 지휘가 될지는 의심스럽지만, 한번 해보시기 바란다.”

―지금 남북관계 현안은 북한의 심각한 코로나 확산인 것 같다. 윤석열 정부도 인도적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이 응하고 있지 않다.

“북한이 응할 가능성은 제로다. 보수정권이 항상 북한에 대해 어떤 선의를 갖고 이야기한다고 본인들은 생각하는데 인도주의, 주민 생활 향상 이런 게 북한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국제기구에 기탁을 해서 코백스나 이런 데서 북한을 지원하도록 하면 돕겠다든지 뭔가 이런 방식을 찾을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한편으로 미사일을 계속 쏘고, 핵실험 동향도 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핵실험은 규모가 작은 저위력의 핵무기, 전술핵무기 이런 것들을 실험해볼 가능성이 높다. 위력을 키우는 핵실험은 2017년에 증폭 핵분열탄, 수소폭탄이라고 북한이 주장하는 핵실험으로 충분히 달성이 돼 있고, 이제는 다양한 투발 수단에 맞는 핵실험을 할 것이다.”

―남한을 향해서 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 아닌가?

“전술핵의 주요 타깃은 남한 또는 일본이다.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이나 이스칸데르 미사일 또는 대구경 방사포 이런 데 탑재하는 핵무기를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은 대한민국이 주된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킬 체인 등 군사 대비도 달라져야 되겠다.

“킬 체인은 과거에 북한이 액체연료, 고정식 발사대를 쓸 때를 전제로 한 거지, 지금처럼 이동식 발사대에 고체연료 미사일을 쏘는 시대에는 쓸 수도 없다. 서구에서는 벌써 ‘킬 웹’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한다.”

―차이가 뭔가?

“탐지하고 식별해서 결심하고 격파하고 확인하는 이게 직렬식으로 이어진 게 킬 체인이라면, 킬 웹은 전부 동시에 진행한다. 드론이 매복해 있다가 현장에서 미사일 발사 조짐을 파악하고 전개를 하는 그런 것들을 다층적으로 구성해서 거미줄처럼 만들어 놓으면 어딘가에 걸려들게 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미국의 소리>(VOA) 인터뷰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이 또 미뤄지는 건가?

“보수정권의 프레임대로라면 전작권은 영원히 가져올 수가 없다. <미국의 소리> 인터뷰를 봐도 과거의 조건에 의한 전작권 전환 프레임을 그대로 답습하는 건데, 그 조건이 북핵 대응 능력 확보, 독자적인 전쟁 지휘 능력,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이다. 이 세가지는 영원히 충족이 안 된다. 그러나 전작권은 큰 틀에선 이 동아시아에서 중견국 대한민국의 생존의 공간이 어디냐 이런 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동아시아를 바라보면, 확고한 한-미 동맹 한편으로 나머지 한 발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부는 우리가 일본 수준으로 미국의 동맹국이 되는 데 생각이 가 있는 것 같다.”

―그런 틀이 짜일 자리가 한-미 정상회담이 될 텐데, 눈여겨봐야 될 이슈는?

“집권 십여일 만에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우리의 전략이 세팅이 안 된 상태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좋은 결과를 얻은 적이 없다. 우리 정부가 취약한 시기에, 미국은 청구서가 너무 많다. 당장 우크라이나 지원 무기가 안 되면 돈이라도 내라거나, 한·미·일 삼각 군사협력, 반도체 등 공급망, 기술동맹으로 가는 문제들이 나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상견례 정도로 족해야지, 잘못하면 체한다.”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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