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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일반

플랫폼 노동자·자영업자 질의에 답한 대선 후보 공약 총정리Ⅰ

등록 :2022-01-24 06:59수정 :2022-01-25 13:32

유권자와 함께하는 대선 정책 ‘나의 선거, 나의 공약’
③플랫폼에 포획된 삶: 각 당 후보 공약 전문Ⅰ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 후보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 후보

<한겨레>는 플랫폼 노동자와 자영업자 등 유권자 20명과의 심층 인터뷰에서 정책 공약 질의 10개를 모았다. 지난 1월11일 질의서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보내 일주일 만에 답변을 받았다. 질의응답 전문을 게재한다.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이 후보와 윤 후보, 심 후보는 저마다의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을 공약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 모성 보호를 받을 권리 등을 담은 별도의 법(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심 후보는 근로기준법, 사회보험법, 노동조합법 등 기존 법을 개정해 노동의 모든 영역을 재정립할 것이라고 했다. 플랫폼 기업들이 받는 수수료를 법으로 제한하자(플랫폼 수수료 상한제 도입)는 제안에 대해 심 후보와 안 후보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반면 이 후보는 수수료 투명 공개를, 윤 후보는 수수료 인하 경쟁을 통해 과도한 수수료 부과를 제한하겠다고 했다.

―<한겨레>가 만난 플랫폼 노동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불만 가운데 하나는 플랫폼 기업이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면서도, 일감의 배정, 수수료의 책정 등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노무제공 플랫폼 기업에 알고리즘 공개의무를 법제화하는 방안에 대한 후보의 견해는

이재명 “플랫폼 사업자의 지배력 남용, 알고리즘을 이용한 부당행위로 피해받는 일이 없도록 제도의 공백을 메꾸고 허술한 제도는 보강해야 한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노동조건을 규정하는 알고리즘 뒤에 숨어서 플랫폼 기업의 의무와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했다. 또, 국외에서는 알고리즘에 의해 업무가 결정되는 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알고리즘의 결정에 관해 설명을 들을 권리’, ‘노동자의 노무 제공과 관련한 데이터 기반의 결정에 관해 알 권리’와 ‘이의제기권을 보장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입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플랫폼 기업이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부터 개선할 필요성이 있으며,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하여 플랫폼 기업에 알고리즘 공개를 의무화하는 입법도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

윤석열 알고리즘이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해서 알고리즘 공개를 의무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20분에 갈 거리를 15분에 갈 수 있다고 판단하는 식의 엉터리 계산을 통해 배달 근로자에게 수용하기 어려운 업무지시를 하는 경우라면 거꾸로 그렇게 된 경위 파악 차원에서 알고리즘 공개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즉 근로감독 시의 점검 사안의 하나나, 수사할 때 수색영장 발부하듯 공개명령을 할 수 있는 규정을 둘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한 규정을 두게 되면 플랫폼 기업도 알고리즘이 주는 기계적 결과를 곧바로 시행하기보다는 좀 더 면밀히 검토하게 될 것이다.”

심상정 “‘알고리즘 투명화법’을 도입해 AI 알고리즘 서비스 이용자가 서비스 제공자에게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수 있으며, 제공자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할 것이다. 만일 제공자가 이를 어길 경우,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알고리즘투명성위원회가 과징금을 매기도록 할 것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에게 ‘설명을 요구할 권리’는 사실상 기본권과 같기 때다. ‘인공지능=만능’이 아닌 ‘설명이 가능한 AI’로 사회적 합의가 모아져야 한다. 특히 보건의료, 필수공공재, 범죄수사, 국가기관, 포털사이트 등 8개 특수활용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곳에서는 의사결정 원리와 최종결과 등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또한 AI 알고리즘의 자동화된 의사 결정이 특정인의 생명·신체·정신·재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경우 이용자가 개인정보 처리자에게 이의제기, 설명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배달·배송·모빌리티·가사 등 노무제공 플랫폼에는 취업규칙과 같은 알고리즘이 적용되고 있다. 예컨대, 배달 플랫폼은 일감배정 알고리즘, 등급 알고리즘, 계정정지 알고리즘, 가격결정 알고리즘이라는 4가지 알고리즘이 적용된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임금과 노동조건을 정해놓은 것이기에 취업규칙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플랫폼 기업은 이를 노동자들에게 알리고 설명해야 한다. 만일 알고리즘을 노동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바꾸려면 노동자들과 협의하거나 노동조합과 교섭을 통해 정하는 것이 옳다. 예컨대 라이더들이 배달료 임금 협상 때 사쪽이 배달 요금의 기본이 되는 배달 거리 및 시간에 따른 요금정산 데이터를 노동자 쪽에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 불신이 확산되고 갈등이 깊어질 것이다. 노동을 통제하고 노동 강도를 높이는 알고리즘도 문제다. 배달 노동자는 현실적으로 20분이 넘는 거리를 10분대에 끊어야 한다. 알고리즘이 그렇게 계산했기 때문이다. 경사와 도로 여건, 교통상황은 고려하지 않는다. 라이더의 안전은 ‘이윤’에 방해가 되니, 알고리즘 배차의 근거가 되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 사장님도 마찬가지다. 그저 알고리즘이 이끄는 대로 영업을 한다. 내 가게가 화면에 안 뜨는 이유를 당최 알 수가 없다. 매출액이 줄어 앱 운영사에 항의해도 ‘영업 비밀’이라는 만능 답변이 돌아올 뿐이다. ‘알고리즘’은 배달, 웹툰, 음원, 온라인쇼핑, 교통, 채용, 의료, 교육, 금융 등 우리의 삶 전반을 지배한다. 알고리즘에 사장님의 매출이, 취준생의 채용이, 노동자의 안전이 달려있다면 그 정도의 권리는 우리가 알아야 한다.”

안철수알고리즘 공개는 경영상의 비밀 침해 우려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당장 실현하기에는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하는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알고리즘의 결정에 관해 설명을 들을 권리를 보장하는 한편, 노무제공과 관련한 데이터 기반의 결정에 관한 알 권리와 이의제기권을 보장하고, 수수료 책정 등에 관한 사항은 중요한 계약내용이므로 체결 전 명시하도록 표준계약서에 담아 알권리를 보장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또한 기업이 외부 회계감사를 받듯 알고리즘 공정성에 대한 외부감사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겨레>가 만난 플랫폼 노동자의 주된 요구 중 하나는 ‘노동자성’ 인정과 연결되어 있었다. 국외에서는 근로자성 판단기준을 완화하고 입증책임을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후보의 견해는? 아울러 오분류된 위장 자영업자를 신속하게 근로자로 재분류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재명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를 노동관계법상 근로자로 우선 추정하고, 그 반대의 입증책임을 플랫폼 운영자에게 지게 하는 제도들이 국외 선진국에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ABC 테스트에서도 그렇고, 특히 독일 연방노동사회부의 ‘플랫폼 경제에서의 공정한 노동’ 정책 등의 경우 플랫폼 종사자가 근로관계 존재에 대한 정황증거(간접증거)를 제시하면 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증책임은 플랫폼 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선진국 입법례를 함께 충분하게 검토해서 제도를 개선하겠다. 자영업자로 잘못 분류되어 피해를 입고 있는 종사자를 신속하게 노동자로 재분류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입증책임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플랫폼 종사자의 법률관계를 일률적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 플랫폼 종사자 중에는 사실상 근로자성을 가진 종사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할 수 있는 종사자, 순수한 프리랜서형 종사자 등 다양하다. 노동법상 근로자성을 인정받고 싶은 경우에는 노동위원회나 법원에서 다툴 수 있다. ‘타다’ 기사의 근로자성에서 볼 수 있듯이 사실상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경우도 있다. 법원도 현실 노동시장의 변화를 반영해 다양한 판단지표를 통해 근로자성 판단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노조법상 근로자성의 경우에는 경제적 종속성을 기초로 넓게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별도로 입법을 통해 근로자성 판단기준을 완화하거나 입증책임을 전환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근로자성 확대는 필연적으로 노동법의 내용과 정합성을 요구한다. 노동법이 과거 산업화시대의 노동규칙을 담고 있는데 플랫폼 종사자를 근로자로 인정할 경우 충돌되는 지점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들도 충분히 고려해서 근로자의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그 때문에 플랫폼 종사자에 관한 공정한 계약규칙을 정한 기본법을 제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사회보험제도를 중심으로 근로자성 판단을 담당하는 기구를 구성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사회보험은 취업활동과 동시에 가입이 이뤄져야 하므로 신속하게 법적 지위를 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①얼마나 많은 복수의 사업자와 거래를 하는지, ②특정 사업자와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특정 비율을 넘는지, ③설비 등 자본재를 갖추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지 아니면 발주 사업체의 것을 임대해서 쓰는지 등의 기준을 통해서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①과 ②는 사업자등록자의 부가세 신고 정보를 이용해서, ③의 정보는 사업소득신고시 감가상각비용신고 정보 등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부는 필요할 경우 개인사업자로 하여금 ①②③과 같은 정보를 국세청에서 증빙받아 제출하게 하는 방식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심상정 “노동자라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타당하지만 우리 현행법은 그렇지 못하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의 일부 적용배제에 따라 ‘합법적’으로 제외되고 있다. 또한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등의 다양한 유형의 노무 제공자들이 ‘독립계약자’ 혹은 ‘프리랜서’로 분류되어 법적 보호에서 제외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에는 “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은 노동자로 추정”하되, 사용자가 ‘자영업자’에 해당한다는 일정 요건을 입증하면 노동자가 아닌 것으로 보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ILO 고용관계 권고, 미국 캘리포니아 대법원 판결의 ABC 테스트 법리 등과 같이 국제사회에서 채택되고 있는 근로자성 증명책임 전환에 관한 논의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근로자성에 관한 증명책임을 전환하기 위해 제시한 것이다. 오분류된 위장 자영업자를 신속하게 근로자로 재분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특히 노동 관련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그리고 산하 기관인 노동위원회가 주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무엇보다 사법부인 법원과는 달리 행정부가 선도적으로 플랫폼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사례나 판정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 2019년 요기요 플랫폼 배달 노동자에 대해서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을 인정했다. 최근에는 방송작가 노동자성도 인정되고 있는데, KBS전주 방송작가 노동자성 인정 등 상당히 획기적인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있었다.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이러한 판정 결과가 현장에는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사례를 통해 플랫폼 노동시장에 정부가 명확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 미국의 AB5같은 제도나 최근 EU의 ‘플랫폼 노동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입법지침(안)’을 선도적으로 노동부나 노동위가 도입해서 적용한다면 이게 우리 법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과거 굴뚝산업 때에는 근로자-사용자 이분법이 작동되었으나, 산업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특고 등 회색지대가 나타나는 등 이제 이러한 이분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본다. 특수고용직 중에서도 형태가 여럿이듯 앞으로 더 많은 정형화되지 않은 특수한 유형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이들을 기존 근로자-사용자 이분법에 다시 편입시키는 방안이나 특고를 새로운 유형을 인정하여 보호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는 미래지향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입법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국회에 플랫폼 종사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상정돼 있다. 정부가 동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 법안은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이다. 이 법안에 대한 견해는

이재명 “개별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신기술과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그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노동관계법의 보호로부터 배제되어 있는 플랫폼 종사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여러 의원님들이 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선 노동관계법상 자영업으로 잘못된 분류를 바로잡고, 위장도급을 근절하기 위한 근로감독을 강화하겠다. 자영업자가 아님에도 자영업자로 분류되어 피해를 보는 종사자가 있는지 살피겠다. 또한, 플랫폼 노동 종사자를 기본적으로 노동관계법상 근로자로 간주하고, 종사자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은 플랫폼 사업자가 입증하도록 하겠다.”

윤석열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플랫폼 종사자가 플랫폼 운영자의 불공정한 사업 운영 때문에 불합리한 취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고, 사실상 생계소득의 대부분을 플랫폼 노동을 통해 획득하고 있음에도 정상적인 직업활동으로 인정되지 못해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때문에 프리랜서인 플랫폼 종사자의 업무수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취급을 최소화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보장, 노동가치 실현을 위한 기본적 권리와 공정한 계약조건 등을 담은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기본법’의 제정을 공약으로 제시하였다. 그 주요 내용으로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 사생활과 개인정보 보호, 괴롭힘과 성희롱 등으로부터 적절한 보호, 모성보호 및 육아관련 보장, 적절한 권리구제 방법 등을 들 수 있다.”

심상정 “제안된 플랫폼 종사자법에는 장철민 의원안과 이수진 의원안이 있다. 이수진 의원안에는 “플랫폼 노동자가 노동관계법률 적용을 주장하는 경우,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사업자가 증명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지만, 장철민 의원안은 노동자성 판단과 관련한 ‘자문위원회’를 고용노동부 장관 산하에 두는 수준에 그친다. 이수진 의원안이 장철민 의원안보다 진전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여전히 이 법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 노동자가 노동자성을 ‘주장할 경우’ 사업자에게 노동자성 부인의 입증책임이 부여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그러한 주장을 하지 않거나, 주장을 해도 그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면 노동자성이 부인될 여지가 생긴다. 또한 사용자가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근거를 검증할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검증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선행 판례나 행정해석에 의해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기존과 달라지는 것이 없어 실효성이 없어진다. 특히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에 입증책임 전환 관련 내용을 집어넣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 입증책임에 관한 내용은 디지털 플랫폼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노동 전반에 적용돼야 하며 입증책임을 사용자에게 전환하는 조항은 이 법이 아니라 근로기준법·노동조합법 등 노동관계법에 명시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러한 취지를 살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지난 9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는 “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은 노동자로 추정”하되, 사용자가 ‘자영업자’에 해당한다는 일정 요건을 입증하면 노동자가 아닌 것으로 보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은 플랫폼 종사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 근본적인 결함을 갖고 있다. 특수고용노동자에 이어 또 하나의 노동자 신분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법의 문제는 크몽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포털의 웹툰작가부터, 퀵, 배달, 대리기사와 같은 특고 노동자를 플랫폼이라는 한 카테고리로 묶어서 보호하겠다는 데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에 맞지 않다. 또, 플랫폼 기업을 직업안정법상 직업소개소로 규정하는데, 이는 라이더유니온이 꾸준히 지적해온 것처럼, 플랫폼 기업의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노동자라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타당하지만 우리 현행법은 그렇지 못하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의 일부 적용배제에 따라 ‘합법적’으로 제외되고 있다. 또한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등의 다양한 유형의 노무 제공자들이 ‘독립계약자’ 혹은 ‘프리랜서’로 분류되어 법적 보호에서 제외되고 있는 상황이다. 심상정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써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은 노동자로 추정”하되, 사용자가 ‘자영업자’에 해당한다는 일정 요건을 입증할 경우에만 노동자가 아닌 것으로 간주되도록 할 것이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등에 대한 제한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 주간 근로시간 한도 및 연장·휴일·야간 가산수당 적용에서도 제외된다. 대체공휴일도 적용되지 않으며,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 근로기준법 주요 조항이 전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국회가 방관하고 있는 사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특고·프리랜서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노동자 권리를 상실하고 있다. 오히려 노동법의 보호가 더 절실한 노동자들을 법의 테두리 밖에 세움으로써 그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가 조속히 해당 법안을 논의하고 개정해야 한다.”

안철수우선 과도기적으로 별도의 법안을 통해 플랫폼 종사자들을 보호하려는 취지에 공감한다.”

이재훈 박태우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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