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1일 ‘멸공’(공산주의 세력을 멸함) 논란에 대해 “난 해시태그 같은 걸 달아본 적 없다”고 말했다. ‘멸공’이란 정치적 메시지가 읽히도록 의도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해시태그와 사진에 정치적인 의도가 없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럼 누가 기획한 거냐’고 질문이 거듭되자, 윤 후보는 “내가 정치 컨설턴트는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정권교체의 당위성과 새 정부를 출범시켰을 때 국민들께 할 수 있는 일을 충실히 설명드리는 것이 선거운동의 방법”이라는 알쏭달쏭한 해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 8일 인스타그램에 #달걀 #파 #멸치 #콩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올린 ‘이마트 장보기 사진’이 당내 멸공 인증 릴레이로 이어지며 커다란 논란으로 확산되자, 그저 ‘내 탓은 아니다’라는 말로 물러선 것이다.
윤 후보는 ‘후보의 의도와 다르게 전개된 멸공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내가 오늘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말씀드린 것은 언론중재법, 내가 듣는 얘기로는 정부 입장에서 불편하다 하면 상당히 많은 제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뉴미디어도 하나의 민간 언론으로서 기능하고 있는데 언론중재법이나 뉴미디어를 대하는 태도들이 문제가 좀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는 동문서답을 내놓기도 했다.
윤 후보는 전날에도 “제가 멸치 육수를 많이 내서 먹기 때문에 멸치를 자주 사는 편이다. 아침에 콩국 같은 것을 해놨다가 많이 먹기 때문에 산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한 바 있다. 하지만 윤 후보가 이마트에서 산 멸치는 육수용이 아니라 ‘조림용’이어서 누리꾼들 사이에선 ‘윤 후보의 해명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