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키워드는 ‘2차 북미 정상회담·평화협정·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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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1일 올해 신년사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천명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용의를 시사했다. 미국에 상응조치를 촉구하면서 일방적인 대북 압박 기조가 유지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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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년사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비핵화와 남북, 북-미 관계를 구체적으로 진전시키려는 제안들이 눈에 띈다. 핵 단추, 제국주의침략세력, 전쟁도발책동 등 원색적인 표현들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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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첫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평가하며, 북-미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핵무기는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사용,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외에 천명하고 조치를 취해왔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신뢰성 있는 상응조처를 재차 요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1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경이로운 성과’를 이룩했다고 평가하면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지난해 비핵화와 연계해 추진했던 평화체제 구상을 이번에는 별도의 과제로 제시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동시에 평화체제 협상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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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조건과 대가 없는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남북관계에서부터 제재의 틀을 허물자는 제안으로 해석된다.

국내적으로는 자력갱생을 통한 자립경제 구축을 거듭 강조했다. 군사 분야와 관련해서는 경제건설 노선을 지원하기 위한 군수공업 부문의 현대화를 언급했다.

신년사의 주요 발언을 정리해봤다.

비핵화와 2차 북미회담 의지

“6·12 조미(북미)공동성명에서 천명한 대로 새 세기 요구에 맞는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한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입니다.

우리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행동으로 화답해 나선다면 두 나라 관계는 보다 더 확실하고 획기적인 조치들을취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훌륭하고도 빠른 속도로 전진하게 될 것입니다.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다만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이익을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평화체제 다자협상 통해서 협상 첫 언급

“조선반도에 더 이상 전쟁이 없는 평화시대를 열어놓으려는 확고한 결심과 의지를 담아 채택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북남군사분야 합의서는 북남 사이 무력에 의한 동족상쟁을 종식시킬 것을 확약한 사실상의 불가침 선언으로써 참으로 중대한 의의를 가집니다.

북남 사이 군사적 적대관계를 근원적으로 청산하고 조선반도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부동한 의지입니다.

북과 남이 평화번영의 길로 나가기로 확약한 이상 조선반도정세 긴장의 근원으로 되는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장비 반입도 완전히 중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입니다.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계를 평화체제로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보장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 조건·대가 없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의사

“당면하며 우리는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하였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습니다.

북과 남이 굳게 손잡고 겨레의 단합된 힘에 의거한다면 외부의 온갖 제재와 압박도 그 어떤 도전과 시련도 민족번영의 활로를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 자력갱생 강조하며 ‘기업체 경영활동’ 언급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 이것이 우리가 들고 나가야 할 구호입니다. 우리는 자체의 기술력과 자원, 전체 인민의 높은 창조 정신과 혁명적 열의에 의하여 국가경제발전의 전략적 목표를 성과적으로 달성하며 새로운 장성단계로 이룩하여야 합니다.

내각과 국가경제지도기관들은 사회주의 경제법칙에 맞게 계획화와 가격사업, 재정 및 금융관리를 개선하며 경제적 공간들이 기업체들이 생산 활성화와 확대재생산에 적극적으로 작용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경제사업의 효율을 높이고 기업체들이 경영활동을 원활하게 해나갈 수 있게 기구체계와 사업체계를 정비하여야 합니다.

군수공업 부문에서는 조선반도의 평화를 무력으로 믿음직하게 담보할 수 있게 국방공업의 주체화, 현대화를 다그쳐 나라의 방위력을 세계의 선진국가 수준으로 계속 향상시키면서 경제건설을 적극 지원하여야 하겠습니다.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 수행에 박차를 가해야 하겠습니다.”

박민희 김지은 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