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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북한

“탈출논의 어머니·형 신고…6개월 뒤 공개처형”

등록 2013-08-20 20:11수정 2013-08-20 22:26

<b>저 멀리 금강산</b>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를 찾은 한 관광객이 21일 오후 맑은 하늘 아래 멀찌감치 자태를 드러낸 금강산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고성/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저 멀리 금강산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를 찾은 한 관광객이 21일 오후 맑은 하늘 아래 멀찌감치 자태를 드러낸 금강산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고성/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유엔 북인권조사위 탈북자청문회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로 지난 3월 출범한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20일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탈북자들의 증언을 듣는 공개 청문회를 열었다. 24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청문회의 첫째 날엔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신동혁(29)씨와 교화소(교도소) 출신 지현아(34)씨가 나와 북한의 참혹한 인권 실태를 생생한 목소리로 고발했다.

2006년 한국에 온 신동혁씨는 ‘14호 수용소’로 더 잘 알려진 정치범 수용소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14 관리소’에서 1982년 12월 태어나 2004년 탈출할 때까지 겪은 배고픔과 고문, 구타, 학대 등 인권유린을 증언했다. 신씨는 자신의 경험이 담긴 책 <14호 수용소로부터의 탈출>로 널리 알려졌다.

수용소서 태어난 신동혁씨
“7살 여자아이 밀 이삭 주웠다가
몸검사에 걸려 맞아 죽어”

신씨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죄수여서 수용소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 가족이 남으로 내려와서 수용소로 왔다고 들었다”며 자신의 부모도 수용소에서 결혼한 경우라고 했다. “300~400g의 옥수수밥을 먹고, 풀을 뜯어 먹고 땅바닥에 흩어진 음식을 주워 먹었다”며 늘 허기졌던 과거를 떠올린 그는, 탈출을 결심한 첫째 동기도 배불리 먹고 싶은 열망 때문이었다고 했다.

수용소에선 인간 취급을 받지 못했다고 신씨는 말했다. “7살 때인가 한 여자아이가 밀 이삭 5개를 주웠다가 몸 검사에 걸려 맞아 죽었다. 쥐를 잡아먹으려 해도 간수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며 ‘악몽’ 같은 옛일을 회상한 그는 “나도 2003년인가 무거운 미싱을 옮기다 떨어뜨려 기물 파손의 벌로 손가락을 잘렸다”며 윗마디가 없는 오른쪽 중지를 들어 보여줬다.

신씨는 부모의 정도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다 같은 죄수여서 가족이란 개념을 몰랐다”는 그는 14살이던 1996년 어머니와 형의 탈출 모의를 간수에게 신고하고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어머니와 형은 6개월 뒤 공개 처형됐다.

4번탈출 3번북송 지현아씨
“남자 보위부원들이 자궁검사
일주일에 20명씩 죽어나가”

‘4번의 탈출, 3번의 북송’으로 유명한 지현아씨는 중국에서 공안에 잡혀 북송된 뒤 겪은 지독한 굶주림과 고문 등을 증언했다. 1998년 첫 탈북을 했다는 지씨는 “중국에서 북한으로 넘겨지면 남자 보위부원들이 숨긴 돈을 찾기 위해 옷을 모두 벗기고 자궁검사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두 끼를 받았는데, 옥수수 30알, 많아야 100알, 반찬은 무 잎사귀에 소금만 쳐서 줬다”며 “교화소에선 일주일에 20명씩 죽어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죽은 사람은 구덩이를 파서 묻었는데 한번은 가 보니까 근처 개가 파헤쳐 사람 손을 물고 다녔다”고 참상을 전했다.

신씨와 지씨는 앞서 지난달 입국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 사무국 실무자들이 면담 등 조사를 통해 선정했다. 임기 1년인 조사위는 9월 유엔 인권이사회와 10월 유엔 총회에 중간보고를 한 뒤 내년 3월 인권이사회에 최종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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