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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북한

군종신부 선발 ‘사상검증’…지원자 3명 첫 탈락

등록 :2013-03-12 18:02수정 :2013-03-1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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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이 구럼비 바위 지역의 발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3월 18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포구 앞에서 천주교에서 경찰들에게 둘러싸인 채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미사를 올리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해군이 구럼비 바위 지역의 발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3월 18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포구 앞에서 천주교에서 경찰들에게 둘러싸인 채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미사를 올리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국방부 면접 문항에
“제주 해군기지 하나님의 뜻일지도…”
군 입장과 다른 답변에 퇴짜
천주교 “유례없는 검증”
국방부가 최근 군종 장교 선발 과정에서 제주 해군기지, 연평도 포격 등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뒤 중립적인 반응을 보인 신부 3명을 탈락시켰다. 군이 군종 신부를 선발하면서 지원자의 정치·사회적 견해를 문제 삼아 탈락시킨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사상검증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지난 6일 군종 신부에 지원한 신부 9명 가운데 3명을 탈락시키는 내용의 군종 장교 선발 결과를 발표했다. 군은 지난 1월31일 면접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제주 해군기지와 관련한 질문을 던진 뒤 답변을 문제 삼아 탈락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면접에는 개신교·천주교·불교 등 4명의 군종 장교와 3명의 일반 영관급 육·해·공군 장교가 면접관으로 참여했다.

탈락한 3명 가운데 한 신부는 당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하나님의 뜻일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해군기지는 내용보다 이행 과정이 잘못됐다. 잘못된 과정으로 사람들이 아파하는데, 그것이 과연 하느님의 뜻이겠는가”라고 답변했다. 이 신부는 또 “북한이 도발한 연평도 포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분단국가의 60년 응어리가 곪아터진 것이다. 사제 입장에서 어느 한편에 치우친 대답을 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군종신부 면접관 인터뷰 문답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하나님의 뜻일지도 모르는데?

ㄱ신부: 정책 이행 과정이 잘못돼 사람들이 아파하는데, 하느님의 뜻이겠나? 탈락

신부님들은 왜 답변 내용이 다 같은가?

ㄴ신부: 이념적인 질문들이 사목하려는 이들에게 필요한가? 탈락

당시 면접에 참여한 신부들의 답변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자 한 면접관이 “신부들의 답변이 다 같다. 다른 신부들도 그런가”라고 물었다. 이에 탈락한 다른 신부는 “이념적인 질문이 사목하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달라”고 요청했다. 면접관은 그 신부에게 “군의 입장이 개인의 입장과 다를 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시 물었고, 그 신부는 “내 의견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군종 장교에 지원한 신부들은 면접 전에 천안함 사건 등에 대한 서면 질문도 별도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신부 3명은 면접 직후인 1월31일~2월1일 탈락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안보의식과 면접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면접 결과, 군종 장교 4명은 이들에 대해 ‘합격’ 의견을 냈으나, 일반 장교 3명 중 일부가 ‘탈락’ 의견을 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탈락한 한 신부는 “신부는 장병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기도해주는 게 본연의 임무인데, 면접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들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의 한 면접관은 “지난해 김관진 국방장관이 ‘장교들의 국가관을 확실히 검증하라’고 지시했고, 그에 따라 이번에 군종 장교를 뽑는 데서도 그런 기준을 좀더 엄격하게 적용했다”고 밝혔다.

현재 복무중인 한 군종 신부는 “과거 면접에선 이렇게 사상을 검증하는 듯한 질문이 없었다. 아마도 지난 정부에서 천주교회가 해군기지 사업에 반대한 일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한 관계자도 “(과거에) 군종 신부 지원자가 탈락하는 것은 신체검사에서 전염병이 발견된 경우 정도였다. 군종 신부는 군 복무를 이미 마친 사람이고, 교구에서 추천하기 때문에 면접에서 탈락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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