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9·19 군사합의 4주년인 19일 오전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남측위) 등 단체 회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현 정부 대북정책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남북 9·19 군사합의 4주년인 19일 오전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남측위) 등 단체 회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현 정부 대북정책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남북간 우발적 군사충돌을 방지하는 내용이 담긴 9·19 남북군사합의 4주년인 19일, 정부와 국민의힘, 민주당이 합의 의미와 향후 준수 여부를 두고 날카롭게 맞섰다. 한반도 평화의 안전판 구실을 해온 9·19 합의가 윤석열 정부의 ‘전임 정부 남북관계 지우기’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맞물려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합의를 어기면 상호주의 원칙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9·19 군사합의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 구축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상호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위반할 시에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추가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9·19 합의 이행을 강조하면서도 앞으로 북한이 이를 어기면 폐기하겠다는 것이다.

정식 명칭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인 9·19 합의는 2018년 9월19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평양공동선언과 함께 발표됐으며 △적대 행위 중지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군사적 신뢰 구축 등이 담겼다. 합의 이전에는 남북 군사분계선(DMZ)을 경계로 270여건의 크고 작은 군사적 긴장과 충돌이 있었지만 합의 이후는 2건으로 확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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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그러나 9·19 합의가 “이미 휴지조각이 됐다”고 깎아내렸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북한이 남한을 선제타격하겠다는 것을 법에 명시한 마당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정말 생각하시냐”며 “제발 도보다리의 미몽에서 깨어나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9·19 합의와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강조한 문 전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들어 한반도 평화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9·19 군사합의 4주년 기념 토론회’ 축사에서 “직전 정부 정책이라면 무조건 비난하고 지우기에 나서겠다는 윤석열 정부라고 해도 남북관계를 이런 식으로 해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문재인 정부 때 정해진 ‘평화실’이라는 정부세종청사 보훈처 회의실 명칭을 한국전쟁 당시 미 8군사령관의 이름을 가져와 ‘밴플리트홀’로 바꿨다. 9·19 합의 4주년에 회의실 이름을 바꿔, 남북관계 대신 한·미동맹을 강조한 셈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