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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북한

[정욱식 칼럼] 북한은 왜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쏠까?

등록 :2022-01-24 09:35수정 :2022-01-24 09:49

미국 관심 끌기도, 남한 대선 개입도 아니다
한미일 무기고에 쌓여가는 첨단무기도 바라봐야
출처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출처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올해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5일과 11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작으로 14일에는 철로 위 열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를, 17일에는 단거리 전술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도대체 북한은 왜 이러는 것일까?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우리로부터 주목을 받기 위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속하는 것”이라며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이 즐겨 썼던 표현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전략적 인내’였다. 대화와 관련해 북한에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북-미 대화의 문턱을 높였다. 그래서 북한이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해 미사일 발사로 관심을 끌려 했다는 진단은 일리가 있었다. 반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와의 결별을 선언하면서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줄곧 제안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강조한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미국의 관심 끌기’로 규정한 블링컨이 번지수를 잘못 짚고 있다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다.

한편 정부·여당 안팎에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 발사가 3월9일 대선에 미치는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대선을 앞둔 시기”라는 점을 들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남측의 정치 지형에 영향을 주고 있고, 특정 진영에 도움이 되는 것이 분명하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것도 이상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면 도움을 받는 쪽은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남측의 보수적이고 대북 강경 성향의 대선 후보를 돕고자 미사일을 계속 시험 발사하는 것일까? 고개를 끄덕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관심을 끌자는 것도 아니고 남한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것도 아니라면 북한의 의도는 무엇일까? 북한이 작년부터 부쩍 강조해온 두 가지 표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군사력 균형”과 “전쟁 억제력”이 바로 그것이다. 즉, 군사적 적대관계에 있는 한·미·일을 상대로 최대한 군사력 균형을 맞춰 전쟁을 억제하겠다는 것이 북한의 근본적인 의도이자 목표라는 것이다.

이건 지피지기를 해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한·미·일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에만 주목하지만,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의 군사력은 북한을 압도한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자체적인 군사력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7년 세계 12위로 평가받았던 한국의 군사력은 최근 세계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특히 킬체인-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대량응징보복으로 구성된 3축 체계가 매우 강해졌다. 전수방위 원칙을 내세워 공격용 무기 도입을 자제했던 일본도 ‘적기지 공격론’을 기정사실화하는 등 달라지고 있다.

이에 맞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에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신형 미사일 보유를 통해 군사력 균형과 전쟁 억제력을 유지하려고 한다. 북한이 최근 선보이고 있는 미사일의 특성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한·미·일의 미사일방어체제(MD)를 무력화하고자 하는 의도를, 잠수함이나 열차에서 쏘는 미사일은 발사 플랫폼을 다양화해 2차 공격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품고 있다.

그럼 북한의 폭주를 막을 방법은 무엇일까? 대북 제재 강화나 선제타격론으론 막을 수 없다. 종전선언이나 대북 지원 의사 표명도 역부족이다. 그럼 뭐가 있을까? 그건 한·미·일이 북한의 무기고 못지않게 자신들의 무기고에 쌓여가는 첨단무기들도 바라볼 줄 아는 지혜에 있다.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장 wooksi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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