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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법원, 공군 이중사 성추행 가해자에 징역 9년…유족 반발

등록 :2021-12-17 13:31수정 :2021-12-17 20:00

가해자 자살 암시 문자, 보복협박 혐의 무죄 판단
유족 "가해자가 죽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협박이 아니냐" 항의
고 이예람 공군 중사의 아버지가 11월25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돌 기념식에 참석하려고 명동성당(서울 중구)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특별검사 도입 촉구 등 요구 사항이 담긴 3쪽짜리 면담요청서를 전달하는 모습. 당시 문 대통령은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잘 살펴보겠다”고 말하며 직접 서류를 건네받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고 이예람 공군 중사의 아버지가 11월25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돌 기념식에 참석하려고 명동성당(서울 중구)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특별검사 도입 촉구 등 요구 사항이 담긴 3쪽짜리 면담요청서를 전달하는 모습. 당시 문 대통령은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잘 살펴보겠다”고 말하며 직접 서류를 건네받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고 이예람 공군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장아무개 중사한테 군사법원이 17일 군검찰의 구형량보다 형량이 낮은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재판을 방청한 이 중사의 아버지를 포함한 유족은 형량이 지나치게 낮다고 반발했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이날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공군 장 중사한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앞서 군검찰은 10월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 중사한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죽음을 오로지 피고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해도 추행으로 인한 정신적 상해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죄질에 상응하는 엄중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군검찰의 기소 내용 가운데 장 중사가 이 중사한테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메시지 등을 보낸 사실을 특가법상 보복 협박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장 중사는 강제추행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보복 협박 혐의에 대해선 협박이 아닌 ‘사과를 위한 행동이었다’며 줄곧 부인해왔는데, 재판부가 이를 인정한 셈이다. 재판부는 “(해당 메시지는) 피고인의 자살을 암시하는 표현이라기보다는 사과의 의미를 강조해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의 이후 선임·남자친구와의 대화나 문자메시지에서 피고인의 자살을 우려하는 모습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군사법원의 선고에 이 중사 아버지는 “초동 부실수사에 면죄부를 준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도 “이게(장 중사 문자) 무죄라고 하면 안부문자라는 말이냐. 어떻게 법리 해석을 그렇게 할 수가 있냐”며 “(군사경찰이)초동 수사에서 문자를 보복 협박이라고 보지않고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이걸 다 무죄라고 재판장이 인정해 준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군인권센터도 입장을 내어 “무죄를 선고한 군사법원의 감수성도 문제이지만, 국방부 검찰단의 보복협박의 죄를 입증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탓도 크다. 총체적 부실 수사의 결과로 어처구니없게도 일부 무죄의 판결이 나오게 된 것이다”고 밝혔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는 지난 3월 초 저녁 선임인 장 중사한테 성추행을 당한 뒤 피해를 호소했으나, 동료와 상관한테서 회유·압박 등 2차 피해에 시달리다 5월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제훈 김윤주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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