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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북한

노동당 76돌 ‘조용히’ 지나갔다…남북 ‘추가 행동’ 나서나

등록 :2021-10-11 14:03수정 :2021-10-11 22:23

김정은 총비서 “인민들 식의주 문제 해결”
대남·대미, 핵·미사일 등 군사 관련 언급 없어

10·10 계기 북 군사행동 여부 주목해온 정부
‘신중 기조’ 뒤로 하고 대북 적극 행보 나설 듯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6돌 기념강연회”에서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기에 맞게 당사업을 더욱 개선강화하자”라는 제목의 “강령적인 연설”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노동신문>이 11일 1~2면에 펼쳐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6돌 기념강연회”에서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기에 맞게 당사업을 더욱 개선강화하자”라는 제목의 “강령적인 연설”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노동신문>이 11일 1~2면에 펼쳐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정부가 북쪽의 전략적 군사행동 여부를 주시해온 조선노동당 창건 76돌 기념일(10월10일)이 “조용히, 무사히” 지나갔다. 북쪽에선 대규모 군 병력과 무기가 동원되는 열병식이 없었고,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은 물론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도 없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인민들의 식의주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등 내치에 초점을 맞춘 연설을 했다.

무력 시위 없는 ‘당 창건 기념 행사’는 그 자체로 긍정적 대남·대미 신호로 읽힌다.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계기 ‘3자 또는 4자 종전선언’ 제안(9월21일)과 김정은 총비서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9월29일)에 힘입어 이뤄진 남북 직통연락선 재가동(10월4일)을 넘어 남과 북 당국이 ‘추가 행동’에 나설 최소한의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10일 노동당 중앙위 본부에서 열린 “당 창건 76돌 기념강연회” 연설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가 당풍, 국풍, 사회적 기풍으로 확고히 전환됐다”며 “인민”을 도드라지게 강조했다. 11일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노동)당 8차 대회가 설정한 5개년 계획 기간을 나라의 경제를 추켜세우고 인민들의 식의주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효과적인 5년으로 되게 할 당의 결심과 의지를 다시금 천명하셨다”고 1~2면에 펼쳐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인민을 떠난, 인민과 이탈되고 인민에게 의거하지 않는 당과 국가 사업이란 있을 수 없다”는 “1948년 (김일성) 수령님의 친필”이 “당건설과 활동의 전과정에 관통된 불변의 지침과 원칙”이자 “만고불변의 대명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당을 “인민들의 심부름꾼당”으로 규정하고는 “우리 당에 있어서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며 당과 대중을 이탈시키는 행위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사상 초유의 난관이 겹쌓인 우리 혁명의 주객관적 환경”에서 “자력으로 부국강병 대업을 완수”하는 데 “사상은 가장 위력하고 유일한 무기”라며 “사회주의는 우리의 생명이고 생활이고 미래”라고 말했다.

주목할 대목은 김 총비서의 연설을 요약해 전한 <노동신문>의 보도문(8552 글자)에 대남·대미 관련 내용이 없으며, ‘핵’이나 ‘억지력’이라는 단어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김 총비서가 “지난 10년간 당건설에서 이룩된 빛나는 성과”를 짚으며 ‘핵무력·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함한 군사 부문 성과를 거론하지 않은 건, 당창건 기념일 계기 군사행동의 부재와 더불어 의미심장한 대미·대남 신호로 읽힌다.

사실 정부는 긍정적 대남 신호가 발신된 김 총비서의 시정연설 이후에도 두차례에 걸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9월30일, 10월7일) 뒤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등 북쪽에 ‘군사행동 자제’를 에둘러 촉구하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해왔다.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무사히 넘기기 전까지는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정부 고위관계자)이라는 상황 판단에 따른 대북 신호 발신이다.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 “조용히, 무사히” 지나간 만큼 정부가 지금까지 ‘신중 기조’보다는 좀더 적극적인 대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조선노동당 창건 76돌 기념일인 10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청년학생들의 야회” 모습. &lt;조선중앙통신&gt; 연합뉴스
조선노동당 창건 76돌 기념일인 10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청년학생들의 야회”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편 10일 ‘당창건 76돌’을 계기로 △경축공연 ‘우리 어머니’(평양교예극장) △청년학생 야회(야간무도회)·축포발사(김일성광장) △국립교향악단 경축음악회(모란봉극장) △혁명연극 ‘혈분만국회’(국립연극극장) △피바다가극단 야외공연(평양대극장 앞) 등 다양한 경축 행사가 평양 등 각지에서 진행됐다고 <노동신문> 등이 전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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