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위해 19일 오후 3박5일간 일정으로 출국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른바 ‘톱다운’ 대북 정책이 실패로 끝난 뒤 남북·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양국 정상이 어떤 방안을 북한에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백신 협력과 기후위기 등 현안을 놓고 두 정상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출국 전 “방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함께 유영민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의 환송을 받으며 전용기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출국 전 송 대표 등과 환담하며 “작년부터 외국 정상들과 비대면 화상 통화만 했는데, 이번이 코로나 이후 첫 순방으로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어 송 대표가 “이번 방미가 백신 글로벌 허브 구축과 대북관계 실마리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팀이 한반도를 잘 알고 있어 대화가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번 방미단에서 빠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에서 김 여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정이 없어 이번에 가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국외 순방을 위해 공군 1호기에 탄 것은 2019년 12월 중국 방문 이후 1년반 만이다. 코로나19 감염병이 전세계를 덮쳤던 지난해에는 국외 순방이 없었다.
문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시각) 알링턴 국립묘지 헌화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같은날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만나고 21일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 22일에는 월턴 그레고리 추기경을 면담하고, 귀국 길에 조지아주에 있는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공장을 방문한 뒤 23일 서울로 돌아온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워싱턴에서 다양한 현안들을 다루게 된다. 대북정책 재검토를 끝낸 바이든 대통령과 북핵 해법 등을 최종 조율해야 한다. 중국과의 관계 등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도 회담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크며, 미국의 관심사인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분야 투자와 양국간 코로나19 백신 협력도 중요 과제다.
공동취재단, 이완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