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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러시아, 일 규제 불화수소 한국에 공급 제안”

등록 :2019-07-12 04:59수정 :2019-07-12 07:16

정부 관계자 “외교 채널로 제안 전달”
공급 성사 땐 반도체 기업 타격 줄어
일본이 수입규제에 나선  리지스트(감광액), 불화수소(에칭가스) 등이 사용되는 반도체 제조공정
일본이 수입규제에 나선 리지스트(감광액), 불화수소(에칭가스) 등이 사용되는 반도체 제조공정
러시아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대상 품목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우리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해온 사실이 <한겨레>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러시아가 최근 외교 채널로 자국산 불화수소를 우리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을 정부 쪽에 전해왔다. 우리 정부도 일본이 불화수소 공급을 일시 중단한 지난해 11월 이후 일본산 수입을 대체할 경로를 계속 찾아왔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계 주요 인사 간담회에서도 러시아산 불화수소 수입 문제가 언급됐다. 수입처 다변화 대책이 논의되던 중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이 “러시아 정부가 주러 한국대사관을 통해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데 러시아가 일본보다 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산보다 순도가 높은 러시아산 불화수소를 삼성에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힌 것이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에칭(회로의 패턴 중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은 깎아내는 것)과 불순물 제거 공정에 사용된다. 일본 정부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을 제작할 때 감광제로 쓰이는 레지스트와 함께 불화수소를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했다. 우리의 수입 품목 가운데 일본산 비중은 레지스트가 83.2%,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84.5%, 불화수소는 41.9%에 이른다.

만약 러시아의 공급 제안이 성사되면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규제하더라도 국내 기업이 받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 수입처도 일본에서 러시아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공급사를 바꿀 경우 수율(투입 수에 대한 양품의 비율로, 불량률의 반대말)을 높이기 위한 시험기간이 필요해 당분간 반도체 생산량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쪽 설명이다. 한 반도체 전문가는 “공정에 들어가는 화학제품을 바꿀 경우 라인을 안정화시키는 데 6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 하나를 만드는 데 1조원가량이 들기 때문에 설비 보안에 무척 신경을 쓴다고 한다. 그래서 삼성전자도 오랜 기간 신뢰가 쌓인 일본 업체와 지속적으로 거래를 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쪽은 러시아의 불화수소 공급 제안과 관련해 “아직 정확한 내용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쓰는 제품이 아니면 품질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고순도 불화수소는 민감한 물질이라 테스트 기간만 2개월 넘게 걸린다”고 했다.

올해 1~5월에 국내 업체가 수입한 불화수소는 가격 총액 기준으로 중국산이 46.3%로 가장 많았고, 일본산 43.9%, 대만산 9.7%, 인도산 0.1%였다.

성연철 송경화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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