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개각의 하이라이트는 조윤선(50)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화려한 복귀였다. 4·13 총선 뒤 “조윤선은 어떤 자리냐가 문제일 뿐, 복귀는 기정사실”이라던 여권의 관측대로 조 전 수석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컴백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무한사랑’은 최근 4년간 그의 이력이 말해준다. 그는 2012년 대선 경선 캠프와 대선 캠프 대변인과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을 연거푸 맡으며 ‘박근혜의 입’을 전담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에 기용되더니, 이듬해에는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들어갔다. 조 후보자 스스로 “대선 캠프, 대통령직인수위, 내각, 청와대 참모를 모두 거친 사람은 내가 유일하다”고 말할 정도다.
조 후보자도 박 대통령에 대한 ‘무한애정’을 숨기지 않아왔다. 그는 지난해 말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중용한 박 대통령을 “멘토”로 꼽으며 “천리마도 백락이 알아봐야 천리마가 된다”고 했다. 가족 없이 홀로 지내는 박 대통령의 처지를 말하다가 울먹이기도 했다. 2014년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한했을 때는 부인 펑리위안의 의전을 전담해 ‘퍼스트레이디’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조 후보자를 잘 아는 여당 인사는 “대통령에게 워낙 잘한다”고 했다. 국무회의에 함께 참석했던 한 새누리당 의원은 “다른 부처와의 업무 협력 추진 능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해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파동 때 공무원연금법의 ‘불완전 처리’에 대해 책임지는 모양새를 취하며 정무수석에서 물러났다. 그때도 박 대통령은 조 수석이 유 원내대표에게 ‘뒤통수’ 맞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지난 총선에서 친박계는 “박근혜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이들은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당 일각의 주장에도 조 후보자를 여당 텃밭인 서울 서초갑에 적극 밀어줬다. 그가 당내 경선에서 이혜훈 의원에게 패배하자 친박계는 그를 서울 용산에 사실상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서울 출생으로, 세화여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온 조 후보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등을 거쳐 18대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이던 조 후보자는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문화가 답이다> 등 문화·예술 관련 책을 썼고, 지난해에는 한 월간지에 가수 지드래곤을 직접 인터뷰해 쓴 글이 화제가 됐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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