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2008년 미국 방문이 미국산 쇠고기 시장 개방과 직결됐다는 내용의 외교문서가 공개됐지만 청와대는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일 “외교문서가 나왔다곤 하지만 이 대통령과 쇠고기 시장 개방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전날에 이어 두 사안의 연관성을 거듭 부인했다. 다른 관계자는 “옛날 일에 불과하지 않으냐”며 논란의 확산을 막으려 했다.
청와대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당시 이런 문제를 다룰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부인의 근거로 내세웠다. 미국대사를 만난 게 사실이라도 개인 의견일 뿐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현 장관이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위원이었고, 최 위원장도 취임준비위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청와대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최 위원장은 대선 캠프 고문을 맡는 등 당시에도 이 대통령의 ‘후견인’으로 통했던 정권의 실세였다.
인수위에 참여했던 청와대 고위 인사는 “인수위 시절에 쇠고기 문제가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은 분명히 없었다”며 “하지만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현재로선 사실 확인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미국대사를 만난 일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논의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최 위원장과 현 장관이 2008년 1월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같은 해 4월) 전에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뜻을 밝힌 내용의 미국 국무부 문서가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안창현 구본권 기자 bl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