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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청와대

“문 대통령, 이재용 가석방 책임 넘기지 말고 입장 밝혀야”

등록 :2021-08-10 21:09수정 :2021-08-11 02:42

‘법무부 뒤로 숨은 청와대’ 비판 목소리
심상정 “대통령 결단이란 것 삼척동자도 알아”
박용진·추미애·김두관 등 여당서도 가석방 비판
참여연대 “문 대통령, 재벌에 엄정한 법집행 공약 깼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10월10일 오전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더 월’에 상영되는 공장 직원들의 환영 인사 영상을 보며 손을 흔들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둘째)이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아산/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10월10일 오전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더 월’에 상영되는 공장 직원들의 환영 인사 영상을 보며 손을 흔들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둘째)이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아산/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있는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의 권한인 사면과 달리 가석방은 법무부 소관이라며 침묵하는 청와대의 태도가 궁색하게 비친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에도 이 부회장의 가석방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는 입장이 없다”고만 했다. 법무부와 청와대가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에 묻는 질문에도 “말씀드릴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심사 날짜가 정해진 때부터 지금까지 청와대의 ‘입장 없음’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청와대의 이런 모습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 의원은 “법무부의 손을 빌렸지만, 이번 결정이 대통령의 결단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 국정과제 제1순위로 적폐청산을 내세웠던 문재인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석방은 허가 여부는 법무부 장관위 재량 사항이지만, 장관의 권한 행사가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으로부터 독립돼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무직이며, 장관의 권한 행사에 대해선 대통령이 최종적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 대통령제의 원리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대통령제는 대통령책임제를 말한다.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위원이다. 대통령이 이처럼 중요한 사안에 대해 ‘일개 부처의 일이고 우리는 책임없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법학)도 “법으로는 부처의 역할이 정해져 있지만 국정의 중요한 사안을 조정하는 것은 대통령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유죄가 확정된 인물을 가석방하면서 그저 부처 소관이라고 떠넘기는 것은 대통령제 취지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진 않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한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세명의 대선 주자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재벌 총수에 대한 0.1% 특혜 가석방은 공정한 일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이 부회장이 선고 받은 2년 6개월형은 “저지른 범죄에 비해, 죄질의 불량함에 비해 깃털같이 가벼운” 형량으로, 법무부의 가석방 결정은 “곱빼기 사법 특혜”라고 비판했다. 김두관 의원은 ‘법무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이재명·이낙연 등 유력 후보들을 겨냥해 “민주당이 촛불국민을 배신하고 기득권 카르텔과 손잡는 신호탄”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동학 청년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이 부회장의 남은 재판에서도 정의·공정은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한탄이 또렷해지는 중”이라고 적었다.

이날 참여연대는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재벌과 관련해 엄정한 법집행을 하겠다는 공약을 스스로 깨버렸다”면서 서울 광화문에서 가석방 규탄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이완 노지원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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