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이 미성년 딸과 계약서를 쓰고 2억원대 돈을 빌려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홍 후보자가 국회에 낸 인사청문자료를 보면, 그의 딸은 11살이던 2015년 외할머니로부터 서울시 충무로 상가 지분(현재 9억400여만원)을 물려받았다. 증여세를 낼 돈이 없는 딸에게 홍 후보자 부인은 지난해 2월과 4월 각각 1억1천만원씩 모두 2억2천만원을 빌려주는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었다. 세법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금전 거래에도 증여세를 물리는데, 타인과의 거래처럼 금전소비대차계약을 통해 차입증서를 쓰고 돈을 빌린 뒤, 나중에 이자를 쳐서 갚은 사실이 확인되면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적정 이율보다 낮은 이자를 받았다면 그 차액만큼 증여세를 내야한다.

애초 세법에 따른 이율(연 8.5%)을 받고 두 달간 1억1천만원을 빌려주기로 작성했던 지난해 2월 계약서는, 연 이율이 4.6%로 낮아지자 두어달 뒤 그에 맞춰 다시 작성된다. 홍 후보자 부인은 동시에 4.6% 이자를 받고 딸에게 추가로 1억1천만원을 빌려주는 계약서를 쓴다. 올해 1월에는 두 계약서를 하나로 묶은 2억2천만원짜리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율에 따라 딸이 어머니에게 올해 줘야 할 이자는 1012만원이다. 세법에 따른 이율에 정확히 맞췄으므로, ‘싼 이자’였다면 내야 하는 증여세 부담은 사라진다. 이자 또한 한집에 사는 모녀가 주고받는 것이어서 경제적 손실도 사실상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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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쓰지 않고 딸에게 (상가 건물 증여세를 내기 위한) 2억2천만원을 증여할 경우 내야 할 세금은 3천만원”이라며 “부의 대물림을 비판하던 경제학자의 딸이 엄마에게 매년 1천만원 이자를 내는 상황이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증여세 3천만원을 회피하기 위해 미성년 딸이 어머니에게 돈을 빌리는 계약서를 쓰고 이자를 갚아나가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 후보자 쪽은 “이자 비용도 건물 임대료를 받아 꼬박꼬박 내고 있어 법 위반 사항은 없다”고 해명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