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0
이준석 의원은 5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고 있다. 기독교방송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준석 의원은 5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고 있다. 기독교방송 유튜브 화면 갈무리

정치권이 계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5일 계엄 준비설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를 나타낸 것 자체가 올드하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의원은 이날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기도 주둔 군부대가 서울 도심에 들어오려면 길이 막히고, 시민뿐만 아니라 군 장병까지 스마트폰을 갖고 있어 군 부대 이동 과정이 실시간 공개되기 때문에 “옛날같이 새벽에 갑자기 와서 광화문 장악하고 이런 거 없다”며 주장했다.

계엄이 1979년 ‘12·12 군사반란’ 등을 분식한 장치로 악용된 과거 탓에, 이 의원이 불법인 ‘쿠데타’와 합법인 ‘계엄’을 혼동해 말한 것으로 보인다.

광고

이 의원은 1979년 전두환 등 신군부의 12·12 쿠데타 과정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을 언급하며 “계엄이 되면 기본적으로 탱크가 광화문 앞에 깔리는 건데 지금 시기에 이게 가능한가”라며 “(경기) 포천이나 고양에 있는 부대가 (서울로) 내려오려고 하면 도로가 막혀가지고 어떻게 광화문까지 내려오나”고 물었다.

그는 “광화문까지 가면 여기저기서 ‘탱크 간다’고 인증샷 찍을 텐데 안 되는 것을 갖고 왜 우려를 자아내나”라고 말했다. 이어 장병들이 다 핸드폰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면서 다 문자 할 거 아니에요. ‘엄마, 나 지금 여기 탱크 타고 지금 서울 들어가’ 이런 거”라고 한 뒤 “옛날같이 새벽에 갑자기 광화문 장악하고 이런 것 없다”고 강조했다.

광고
광고

12·12처럼 쿠데타는 불법이라 소수가 은밀히 모의하고 감행하면 최대한 짧은 시간에 상황을 종결해야 하니 비밀 유지, 시간 단축이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이 의원 주장처럼 서울 외곽에서 쿠데타군이 서울 도심으로 이동을 시작했는데 교통체증이 벌어지고 스마트폰에 의해 부대 동선이 실시간 노출이 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불법인 쿠데타와 달리 계엄은 대통령이 선포한다. 정부가 계엄을 공식 발표하고 시행하니, 계엄군은 병력 투입 과정은 비밀 유지가 중요하지 않다. 정해전 법률에 따라 이뤄지는 계엄군 투입은 공개적으로 이뤄져도 된다. 쿠데타군은 진압군이 채비를 갖추기 전에 속전속결로 최단시간에 주요 시설을 점령하고 주요 인사를 체포해야 하기에 시간과의 싸움이 관건이지만 계엄군은 쿠데타군처럼 촌각을 다퉈 움직일 필요가 없다.

광고

평시 계엄 업무는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의 지휘를 받아 합참본부 계엄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합참은 200~300쪽 짜리 ‘계엄실무편람’을 만들어 합참의장을 비롯해 주요 지휘관과 각 부서에 배포한다. 2년마다 안보 상황과 관련 법 변화 등을 반영해 수정되는 계엄실무편람은 계엄 담당관들에게 계엄의 개념과 계엄법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