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아무개씨의 ‘타이이스타젯 채용 특혜 의혹’ 수사를 벌이며 문 전 대통령 일가를 겨냥한 전방위적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3일 문 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영상 하나가 올라와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문 전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은 이날 문 전 대통령 인스타그램 계정에 그의 뒷모습을 담은 짧은 영상을 올렸다. ‘통도사 메밀밭’이라는 문구와 함께 올린 10초 분량의 영상에서 반바지 차림의 문 전 대통령은 우산을 접어든 채 별 말 없이 메밀밭을 응시하고 있다. 잔뜩 찌푸린 하늘에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풍경이다.
비서실 쪽은 “그저 대통령 모습을 비서실이 올린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딸 문다혜씨의 전 남편인 서아무개씨의 특채 의혹 수사가 본격화한 뒤 문 전 대통령의 반응이 직접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올라온 영상이라 해석이 분분했다.
문 전 대통령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방문한 누리꾼들은 2022년 5월10일 임기를 마친 문 전 대통령이 “저는 해방됐습니다. 자유인이 됐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양산으로 돌아간 뒤, 직접 메밀밭을 일구며 그해 6월 “드디어 우리집 메밀밭에 메밀꽃이 피었다”고 자랑했던 것에 주목하는 듯 했다. ‘메밀밭’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정치에 호출됐던 그가 자유인의 삶으로 돌아갔음을 상징하는 풍경일 것이다. 누리꾼들은 그 메밀밭 앞으로 잔뜩 몰려오고 있는 먹구름에서 ‘검찰 수사’를 떠올리는 듯 “메밀밭을 바라보시는 심경이 어떠실지 헤아릴 수조차 없다”(ji******), “기사를 볼 때마다 치밀어오르는 화를 어찌할까요”(jw*******)라는 댓글을 남겼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