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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 나경원 의원(왼쪽부터),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 나경원 의원(왼쪽부터),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가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상 가나다순)의 4파전으로 짜이는 모양새다. 한 전 위원장의 ‘1강’ 구도가 흔들릴지 관심이 모인다.

윤상현 의원은 21일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 대혁명을 통해 이기는 정당, 민생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쟁자인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을 겨냥해선 “두분은 민주당과 싸워서 졌다”고 했다.

윤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정치는 선거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며 “인재영입위원장이었던 (친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의원보다 10배, 100배는 책임져야 할 분이 한 전 위원장”이라고 했다. 원 전 장관을 향해서는 “지난주 저를 돕기로 했다가, 갑자기 어제 나오겠다고 전화를 했다”며 “윤심에 기대어 나왔다면 시대착오적 행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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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는 23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도 23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무의미한 도전이라고 결론 내렸다.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절박함이 시작될 때 저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관심은 한 전 위원장이 한번에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을지에 쏠린다. 국민의힘은 7·23 전대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놓고 닷새 뒤인 7월28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한 전 위원장 쪽은 대세론을 이어가 1차에서 승부를 끝내려 하고, 그와 껄끄러운 친윤계는 1차 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의 과반 득표를 저지한 뒤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셈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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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원 전 장관은 “자칫 싸우다가 망하는 결과가 올 수 있다”고 당정 단합을 강조하며 친윤 색채를 부각했다. 한 당직자는 “한 전 위원장이 여론조사에서 인기가 많지만, (80%가 반영되는) 당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대표 선거와 별도로 치러지는 최고위원 선거 출마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친한동훈계인 장동혁 의원은 이날 당직(원내수석대변인)을 사퇴하며 “어떤 형태로든 전대에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같은 친한계인 박정훈 의원도 오는 24일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했다.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발언 등으로 1년 당원권 정지를 받았던 김재원 전 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최고위원은 대표 제제 유지에 핵심적인 구실을 한다. 국민의힘은 지난 2022년,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4명이 사퇴하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다고 당헌을 고친 바 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