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을 “악법”이라 규정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더불어민주당이 20일 “한동훈식 내로남불”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애초 계획대로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과 함께 김 여사 특검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장관이 (김 여사 특검법의) ‘독소조항’으로 언급한 언론 브리핑 조항은 ‘최순실 특검’ ‘드루킹 특검’에 들어간 조항이며, 특히 ‘최순실 특검’은 한 장관이 참여한 특검이기도 하다”며 “(한 장관이)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언론 브리핑이) 최순실 특검은 되고 김건희 특검은 안 되느냐. 한동훈식 내로남불, ‘윤석열 아바타’의 김건희 여사 구하기가 볼수록 가관”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한 장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하면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두고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지 않으냐. 그리고 수사상황을 생중계하게 돼 있는 독소조항까지 들어 있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딱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라며 “그런 부분이 국회 절차 내에서 고려돼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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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이 언급한 김 여사 특검법 조항은 △대통령이 소속된 교섭단체(국민의힘)를 제외한 교섭단체(민주당)와 교섭단체가 아닌 원내정당(정의당 등)들이 특별검사 후보 2명을 대통령에 추천해 그 중 1명을 임명하고 △피의사실 이외의 수사과정에 관해 언론 브리핑을 실시한다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순실·드루킹 특검법도 특검 후보 추천권은 모두 당시 야당에만 줬고, 수사과정 언론 브리핑도 규정돼 있다.

최순실 특검에 참여했던 백민 변호사는 한겨레에 “특검은 정부로부터 독립돼야 하는데, 특히 김 여사 특검법은 대통령 배우자 관련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특검 후보를 추천할 때 정부·여당의 영향력이 배제될 필요가 있다. 언론 브리핑은 수사 대상, 압수수색 등 수사 경과를 보고하는 것으로 피의사실 공표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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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팎 일부에선 한 장관의 ‘총선용 선전선동’ 발언이 총선 뒤 특검법 수용을 시사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야당이 연말에 김 여사 특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도 하지 않아도 여당으로선 부담인 탓에,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자극하지 않도록 시간을 벌 수 있는 방법이란 취지다. 한 중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특검법을 무조건 반대하면 불리할 수 밖에 없는데, 우리도 특검에 소극적이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카드”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정의당은 그간 예고해 온 대로 오는 28일 본회의 때 특검법을 처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태도다. 김 여사 특검법과 50억 클럽 특검법은 두 당이 지난 4월27일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오는 22일 이후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