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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

‘이상민 탄핵소추’ 길닦는 해임건의안 내일 표결…실행까진 먼길

등록 :2022-11-30 18:22수정 :2022-12-01 02:45

민주, 탄핵소추 직행도 고민…명분 다지기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묻기 위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와 탄핵소추를 12월 정기국회 내에 순차 추진하기로 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앞두고 자칫 증인·참고인에 영향을 미칠 ‘실세 장관’의 입김을 차단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가 현실화되자 여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3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가의 재난 및 안전관리 사무의 총책임자로서의 의무와 임무를 유기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회에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이날 발의된 해임건의안이 12월1일 본회의에 보고되면, 2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다음주 중반 탄핵소추안도 발의할 계획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가결시켜 이 장관 문책을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정기국회 회기인 12월9일까지 이 장관 퇴진을 위해 야당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앞서 지난 29일 열린 의원총회 이후 해임건의를 건너뛰고 이 장관 탄핵으로 직행하는 방안도 검토한 바 있다.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기도 전에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하자 당내에서 ‘의미없는 해임건의 대신 곧바로 탄핵에 나서자’는 의견이 힘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도부는 이날 논의 끝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해임건의 절차가 탄핵소추에 선행돼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해임건의안 처리는 정치권 안팎에서 이 장관 탄핵의 명분을 쌓아가기 위한 것으로, 사실상 탄핵소추의 포석인 셈이다.

국회의 국무위원 탄핵소추 요건은 ‘재적의원 3분의 1이상 발의, 재적의원 과반 찬성’이어서 이론적으론 169석의 민주당이 밀어붙일 수 있다. 그러나 탄핵에 이르려면 국회 본회의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라는 두 개의 관문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론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1948년 정부가 수립된 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헌법재판소까지 가긴커녕 국회 본회의조차 통과한 적이 없다. 1차적으론 정기국회를 여야의 전장으로 치닫게 할 안건을 김진표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상정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의장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의장님은 여야를 설득해 국정조사에 합의하도록 이끌었기 때문에, 현 상황을 신중하게 검토하며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는 탄핵사유에 대해 야당은 “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조처를 하지 않은 점에서 재난안전기본법을 위반했고 늑장 대응을 하는 등 직무유기 혐의가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헌법재판소가 전무후무한 국무위원 탄핵에 전향적 판단을 내릴지도 미지수다. 헌재 결정이 나오기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길어서 실효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2021년 국회가 임성근 전 부장판사 탄핵소추에 나섰을 때는 본회의 의결부터 헌재 선고까지 8개월이 걸렸다.

이런 첩첩산중 가운데서도 야당이 이 장관 탄핵소추에 나서겠다고 확언한 것은 적어도 국정조사 기간 이 장관을 현업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 헌재 결정까지 탄핵 대상자의 직무는 정지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경찰청·소방청 고위직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이 장관이 건재한데 국정조사에서 그분들(경찰·소방 공무원)이 양심대로 증언하고 자료를 순순히 제출하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이 장관 해임 건의안 발의 방침과 관련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정조사의 가장 필요한 대상으로 명시된 장관을 갑자기 해임하면 국정조사를 할 의사가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유가족과 희생자의 억울함이 없어야 한다는 본연의 취지에 국회와 정부가 모두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당장 ‘국정조사 보이콧’을 선언하지 않고 여지를 남겼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이 국정조사 합의 이틀 만에 이상민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들고 나온 것은 어렵게 복원한 정치를 없애는 일이나 마찬가지”라며 “국정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미리 파면을 주장하면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 민주당의 자제를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보이콧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해임건의안 진행과정을 보면서 국정조사에 대응하려고 한다”며 말을 아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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