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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

이준석 “생산직, 주 52시간 이상 원해”…노동계 “임금구조 왜곡 간과”

등록 :2022-05-17 18:58수정 :2022-05-17 19:19

유튜브 채널 출연…“화이트칼라 인식과 달라” 주장
“최저임금보다 낮은 기본급에 ‘잔업’ 현실 무시” 반박
지난 16일 방송된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지)식백과’에 출연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갈무리
지난 16일 방송된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지)식백과’에 출연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갈무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과 관련해 “생산직은 (사무직과 달리) 주 52시간 이상 일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반발이 있다”며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태도를 밝혔다. 노동계에선 여당 대표가 기본급 비중이 낮은 생산직 임금체계를 간과한 채 이들을 사무직 노동자와 갈라치는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게임 기획자 출신 유튜버 김성회씨가 진행하는 ‘G(지)식백과’에 출연해 ‘새 정부의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이 게임업계 노동자들과 마찰을 빚을 수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잔업 수당 등으로 (수당을 뺀) 임금보다 많은 상여나 추가 수당을 올리고 있던 분들 입장에선 ‘나는 주 52시간 이상 일하고 싶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노동시간 단축으로) 기대소득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반발이 큰 산업 현장에서의 모습과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인식이 좀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꾸로 (화이트칼라처럼) 반복 작업보다 창의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주 80시간 노동한다고 해서 생산량이 그만큼 증가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발이 있는 것”이라며 “저 스스로가 예전에 (IT 업체에서) 병역특례 (근무)하던 시절에 진짜 좀비같이 일했던 기억이 있다. (화이트칼라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가이드라인 이상으로 엄격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발언은 사무직과 업무 형태가 다른 생산직은 휴식보다 장시간 노동을 통한 추가 소득을 선호하는 만큼 주 52시간 상한제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실제 생산직 노동자들은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기형적 임금체계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덕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대외협력부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주말에 특근을 하고 수당을 더 받고 싶다는 사람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 주 35시간 근무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당선될 만큼 현장에선 노동시간 단축을 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며 “생산직이 수당을 위해 장시간 근무에 매달리는 건 애초에 전체 임금에서 기본급 비중이 낮게 책정된 탓인 만큼 이 문제를 해소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속노조가 공개한 국내 한 자동차 제조업체 생산직의 임금명세서(2019년 기준)를 보면, 전체 월급 254만원 가운데 기본급은 그해 최저임금(174만5150원)보다 적은 163만8천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생산직은 수당 때문에 장시간 노동을 원한다’는 발언이 청년층의 입장과 오히려 상충된다는 지적도 있다. 엠제트(MZ)세대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김현제(34)씨는 “(현대차 생산직 안에서) 20, 30대 젊은층으로 내려올수록 여가 활동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더 많이 보내기 위해 근무시간 단축에 동의하는 여론이 엄청나게 강하다”라며 “이 대표의 발언은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노동자를 갈라치기 하는 동시에 청년층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도 못한 셈”이라고 말했다.

오민규 노동자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자동차 업계의 경우 2000년대 초·중반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사 사건이 줄을 이으면서 ‘돈도 돈이지만 살기 위해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개인이 마약을 원한다고 해서 이를 허용하는 국가는 없다. 노동자가 원한다고 해도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장시간 노동을 막아야 하는 게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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