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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

“50전짜리 햄버거 먹을 자유”…또 구설 오른 윤석열

등록 :2021-08-02 20:15수정 :2021-08-03 12:17

“없는 사람들은 싸게라도 먹게”
부정식품 선택의 자유 언급
여야 대선주자로부터 ‘뭇매’
국민의힘 초선모임 강연선 돌연
“페미니즘, 교제 막는다는 얘기도”
“집은 생필품” 보유세 비난도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를 마친 뒤 본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를 마친 뒤 본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제1야당의 1위 대선주자’라는 입지를 다져가고 있지만, 그의 발언은 연일 논란을 낳고 있다. ‘주 120시간 근무’ 발언으로 ‘장시간 노동’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그는 이번엔 ‘부정식품 선택의 자유’를 언급하며 입길에 올랐다. 익숙하지 않은 사회·경제정책 이슈에 정제되지 않은 의견을 더하다보니 취약지점이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프리드먼 인용하며 ‘부정식품 허용’ 발언 후폭풍

윤 전 총장의 부정식품 발언은 <매일경제>가 지난달 18일 인터뷰를 보도하고 발언 전체를 녹화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뒤늦게 논란이 됐다. 윤 전 총장은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소개하며 “프리드먼은 (단속) 기준보다 아래는, 먹으면 사람이 병 걸리고 죽는 거면 몰라도 부정식품이라면 없는 사람들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햄버거 50전짜리도 먹을 수 있어야 되는데 50전짜리 팔면서 위생 퀄리티(기준)는 5불짜리로 맞춰놓으면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정부 개입의 폐해를 주장하며 나온 발언이었다.

이에 여권 대선주자들은 “독약은 약이 아니다”(이재명), “가난한 국민이 불량식품을 먹고 살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 국가의 의무”(정세균)라며 윤 전 총장을 맹폭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은 2일 오전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대상으로 한 강연 뒤 기자들에게 ‘단속 등 검찰권의 과도한 남용을 경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국에서도 행정적으로 단속하는 부정식품을 정하는 기준을 정할 때 너무 과도하게 정해놓으면 국민 건강엔 큰 문제 없지만, 과도한 기준을 지키려면 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훨씬 싸게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대선 경쟁자이자 경제학자 출신인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정식품’ 발언은 충격”이라며 “이런 식의 사고라면 건강, 안전, 생명, 환경에 관한 규제들은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직격했다. 이어 “새로운 보수는 자유뿐만 아니라 정의, 공정, 평등, 생명, 안전, 환경이라는 헌법 가치들을 균형 있게 추구해야 한다.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선택할 자유를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유 전 의원은 또 “밀턴 프리드먼의 주장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 프리드먼은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한 자유지상주의자였지만, 그 또한 부의 소득세나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를 위한 사교육비 쿠폰 같은 복지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며 “경제학자들은 늘 오른손을 쓰기도 하고 왼손을 쓰기도 하니, 그들의 말은 가려서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프리드먼의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문재인 정부 비판에 무리하게 차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공회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한겨레> 한 통화에서 “프리드먼의 취지는 ‘가난한 사람이 부정식품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보다는, 시장 작용을 통해 ‘부정식품’을 없애야 한다는 쪽”이라며 “반대로 부정식품을 먹을 수 있는 자유로 해석한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근대국가로 넘어오면서 규제의 목적이 지배계급의 경제적 이득이 아니라 전체 국민의 공공복리 증진이 됐다”며 “민주화를 거친 현 시점에도 역사적 맥락 없이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했다. 프리드먼이 이 책을 펴낸 시기는 1980년이다.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인류가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제도를 마련해왔는지, 완벽한 제도는 없기에 얼마나 더 완벽하게 (제도를) 만들 것인지를 이야기한 게 아니라, 부작용이 있으니까 제도를 없애고 규제를 없애고 ‘부정식품을 먹게 하자’라는 이야기는 자칫 무책임한 말로 들릴 수 있다”며 “굉장히 ‘이데올로기적인 사람’이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집은 생필품…생필품 세금 때리는게 공정?” 페미니즘 시각도 논란

“어느 정도 노력해서 소득세도 많이 내고, 또 각종 간접세도 많이 내고 하는데 ‘생필품’을 갖고 있다고 세금을 때리면 이 조세가 정의에 부합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나.”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대상 강연에서 집을 생활필수품에 비유하며 보유세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에서 보유세라는 것은 아파트 관리비 비슷하게 가장 기초적인 지자체가 주택과 주변 환경을 위해 얼마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대한 비용으로서 (필요하)지, 아주 고가의 집들이라면 모르지만 웬만한 건 생필품인데 과세하려고 하면 정상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외제차 가진 사람에 세금을 많이 매기면 모르겠는데, (서민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소득세도 간접세도 많이 내는데, 생필품을 가졌다고 세금 때리면 국민들이 조세정의에 부합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느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국민들이 전부 임차인과 전세입주자가 되도록 강제하려고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구입해서 보유할 수 있고 빌려서 거주할 수도 있는 주택을 ‘생활필수품’으로 규정하며 보유세 자체를 죄악시한 것이다.

이 발언도 부동산 자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을 내놓기보다 정부 비판을 위한 소재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경쟁 상대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보유세 강화 공약을 비판하기 위한 의도도 읽힌다. 이 지사는 다주택자에게 ‘징벌적’ 수준의 보유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토보유세’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생필품은 국민 모두가 고루 나눠 가져야 하고 사재기는 당연히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집이 생필품이라면서도 독과점은 규제하지 말자는 앞뒤가 안 맞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페미니즘이 집권 연장에 악용되고 있고 건전한 교제도 막고 있다는 엉뚱한 시각도 내비쳤다. 이날 강연에서 여성 정책과 젠더갈등 통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선거에 유리하게, 집권연장에 유리하게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저출생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러 원인이 있다. 얼마 전에 무슨 글을 봤다.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더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강연 뒤 ‘페미니즘과 저출생 문제를 연결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주장을 하는 분도 있다고 언급한 것”이라며 ‘전언’임을 강조했다.

김미나 오연서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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