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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행정·자치

[단독] 억울해서 국민신문고에 글 썼더니…IP 경찰에 넘겨

등록 :2014-10-10 00:49수정 :2014-10-10 10:40

국민신문고
국민신문고
국민권익위원회 맞나…
2008년 11월부터…열람기록 없애
경찰에 이메일·집 주소 건네기도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정부가 운영하는 통합민원 게시판인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린 민원인의 아이피(IP) 주소를 무단으로 수집·보관해 이 중 일부를 경찰에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민권익위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권익위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1월부터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린 민원인 450여만명(중복 제외) 전원의 아이피 주소를 수집해 보관하고, 이 가운데 72건을 경찰의 수사협조 요구에 따라 제공했다.

국민신문고는 16개 중앙행정기관과 감사원, 법원행정처, 239개 광역·기초자치단체의 민원, 국민제안, 정책토론 창구를 하나로 통합한 범정부 국민포털로 대통령 소속 기관인 국민권익위가 운영 책임을 맡고 있다. 강 의원실은 “권익위가 출범 9개월 만인 2008년 11월 국민신문고의 시스템 개편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부에 민원을 제기하는 민원인들의 아이피 주소를 자동으로 수집·보관(DB화)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며 “이는 해킹 시도 등에 대비하기 위해 민원인들의 접속 아이피 주소를 자동 저장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삭제하는 다른 행정기관의 민원인 정보 처리 방식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밝혔다. 권익위가 국민신문고 시스템 개편에 착수한 시기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로 위기를 겪은 이명박 정부가 시민사회단체와 정부 비판 인사들에 대한 감시와 정보 수집을 강화하던 시점과 일치한다.

권익위는 시스템 개편 뒤인 2008년 11월부터 최근까지 명의 도용과 관련한 수사협조 명목으로 매년 6~17건 등의 민원인 정보를 경찰에 제공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과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에는 각각 한 차례씩 민원인의 아이피 정보뿐 아니라 접속일시, 이메일, 거주지 주소까지 경찰에 제공했다. 게다가 수집된 민원인 정보를 권익위 담당자가 열람할 수 있게 시스템을 설계하면서 열람자의 접속기록(로그기록)도 남지 않도록 해 책임소재 및 추적을 어렵게 만들었다.

국민신문고
국민신문고
권익위가 민원인 아이피를 자동 수집한 법적인 근거도 뚜렷하지 않다. 권익위는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에 게시된 ‘행정기관 정보시스템 접근권한 관리규정’의 제21조(이용내역 기록), 제22조(이용기록의 보관)를 아이피 수집의 법적 배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강 의원실은 “이 규정은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업무 담당자의 행위를 규정한 것으로, 민원인 아이피를 수집·보관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기정 의원은 “개인정보보호법상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해야 할 의무 등을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민원인 정보에 접속한 기록이 남도록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익위 쪽은 “민원인 아이피의 수집·보관과 관련한 법적 근거 조항은 없지만, 홈페이지에서 민원인들에게 아이피 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을 사전 고지했기 때문에 무단 수집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고 강 의원실 쪽은 전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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