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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때 시작한 국가조찬기도회…대통령은 꼭 가야하나요

등록 :2021-12-03 15:34수정 :2021-12-04 07:48

정치BAR 이완의 정치반숙

1966년 대통령 조찬기도회로 시작
문 대통령은 임기중 2번 대면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아침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3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은 이번이 2번째입니다. 지난 2018년에는 기도회 50주년을 맞아 참석했고, 2019년에는 불참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도회에 영상 축사로 대신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동참, 코로나19 극복, 한반도 평화 등을 언급하며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국가조찬기도회의 시작은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때 열린 ‘대통령 조찬기도회’가 첫 시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설교를 맡은 김준곤 목사는 “하나님이 군사혁명을 성공시켰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어 1980년에는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이 당시 전두환 국보위 상임위원장과 함께 ‘나라를 위한 조찬기도회’를 열었고, <한국방송> <문화방송>은 이를 생중계했습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이명박 전 대통령때 ‘무릎기도’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2011년 기도회에서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이었던 길자연 목사의 기도 인도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1분 가량 기도를 했습니다. 무릎기도는 대통령의 ‘종교 편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기도회는 계속 진행되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때인 2016년 3월에 열린 기도회에서는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박 전 대통령과 세계 여성 정치인의 외모를 비교해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소강석 목사는 설교 도중 “세계 몇몇 유명 여성 정치인들 있지 않느냐. (박 대통령은) 완전 차별화가 되셨다”며 “그들도 다 나름대로 성공한 정치인이지만, 그러나 대부분은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고 튼튼한 거구를 자랑하는 분들이지 않느냐”고 다른 나라 여성 정치인들의 신체를 비하했습니다.

대통령들은 그동안 관례적으로 매해 열리는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습니다. 문 대통령 이전에 단 두차례만 대통령이 기도회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모두 탄핵 때문이었습니다.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안 가결 여파로 불참했었고, 2017년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신 참석한 바 있습니다. 그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조찬기도회에 불참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불참 이유는 휴가와 함께 다른 종교와 형평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개신교 보수 세력이 과거 막말 파문에 대해서 세월호 유가족에게 사과 했나요? 그들이 현재 목사 세습 문제에 반성을 했나요?” 등을 따지며 대통령의 기도회 참석을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문 대통령이 딱히 조찬기도회의 종교 편향을 고려해 불참을 결정했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다른 사정이 있었을 뿐 기도회 참석 여부를 두고 내부에서 논의를 했다는 기억이 없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다. 청와대 제공
다만 현직 대통령이 임기중 두차례만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기록에 의미를 둘 필요는 있습니다. ‘정교분리’ 논란 속에도 대통령의 정기적인 특정 종교 행사 참석이 계속되어야 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헌법 20조는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을 매해 초청해 종교 행사를 갖는 것은 기독교 뿐입니다.

특히 ‘국가조찬기도회’는 일반 교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행사이기 보다 교단 지도자들의 힘을 과시하는 행사에 가깝습니다. 2일 국가조찬기도회를 생중계한 교계 유튜브 채널 3곳의 조회수를 보면 각각 8100회, 7400회, 1200회에 불과할 정도로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문 대통령 재임중 ‘대통령의 매해 참석’이라는 관례는 깨졌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국가조찬기도회에 나란히 참석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작년에 돌아가셨지만 저희 어머니도 권사님이었고, 아내도 어릴 적부터 교회 반주한 독실한 성도여서 저도 분당우리교회에서 열심히 주님을 모시고 있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대한민국 조찬기도회는 지난 55년간 한결같이 나라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오랜 역사와 전통 가진 기도회”라고 했습니다. 전 검찰총장 출신인 윤 후보는 서울시 도로를 불법점유해 예배당을 건축한 사랑의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리기도 했습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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