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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방위비’ 타결안, 과연 합리적이고 공평한가

등록 :2021-03-10 20:01수정 :2021-03-11 02:53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하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미국 도나 웰튼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오른쪽). 외교부 제공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하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미국 도나 웰튼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오른쪽). 외교부 제공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유효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내용이 공개됐다. 외교부는 10일 협정 내용을 설명하면서 “지난한 협상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이란 우리의 원칙을 지켜낸 협상”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동의하기 어렵다. 방위비분담금 총액이 과중하고 인상률 적용 기준이 미국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성과도 있다. 두 나라가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계가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합의한 것은 긍정적이다. 협정 합의가 늦어지면 전년도 수준의 인건비 지급을 명문화함으로써, 지난해 4월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의 강제 무급휴직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게 됐다.

문제는 과중한 방위비분담금 총액이다. 우리는 2019년 1조389억원보다 13.9% 늘어난 1조1833억원을 올해 내고, 앞으로 4년간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만큼 방위비를 더 줘야 한다. 지난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500% 인상 요구로 협상이 표류해온 것을 고려하면 이번 합의 내용은 언뜻 합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해 인상폭이 가팔라 2025년에는 2020년보다 50% 많은 1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해 분담금으로 요구했던 1조4808억원 수준이다. 동맹 복원을 강조한 바이든 행정부도 자국 이익을 먼저 챙겼다는 점에서 전임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와 달리, 이번엔 인상률 적용 기준을 국방비 증가율로 삼았다. 외교부는 “국방비 증가율이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설명했지만, 미국에 유리한 기준이다. 지난해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중기계획(2021~2025년)을 보면, 국방비 증가율은 연평균 6.1%로 잡혀 있다. 국방비 증가율은 2018년 7%, 2019년 8.2%, 2020년 7.4%였다. 앞으로 4년간 매해 6~7% 수준의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예상할 수 있다. 이와 달리 2007년 제7차 협정부터 2014~2018년 제9차 협정까지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방위비분담금을 증액했다.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8년 1.5%, 2019년 0.4%, 2020년 0.5%로 국방비 증가율보다 휠씬 낮다.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한-미 동맹을 호혜적으로 복원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국회가 협정 비준동의 과정에서 예산 심의·감독권을 제대로 행사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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