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오전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이날 유권자들은 체온을 젠 뒤 손소독을 마치고 일회용 손장갑을 끼고 투표를 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오전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이날 유권자들은 체온을 젠 뒤 손소독을 마치고 일회용 손장갑을 끼고 투표를 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4·15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26.69%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투표 참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보란 듯이 깼다. 몇단계 방역 절차와 물리적 거리두기 등 예전보다 늘어난 시간과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국민들의 성숙한 주권의식과 시민의식이 빚어낸 결과다. 미국과 프랑스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 사태로 투표일을 미룬 것과도 대비된다. 투표와 방역 모두 가능하도록 만든 선거관리위원회와 보건 당국의 노력 또한 높이 평가할 만하다.

15일 본투표에서도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이어진다면, 우리는 미증유의 감염병 위기 한가운데서도 참정권 행사와 방역 성공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지켜내는 성공 사례를 세계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선관위와 보건 당국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은 4년 전 20대 총선 때의 12.19%보다 두 배 넘게 높다. 나아가 종전 최고치였던 2017년 대통령선거 때의 26.06%도 경신했다. 일반적으로 대선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도가 총선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 비춰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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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국민들의 의지가 결집된 것이라고 평가했고,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기 위한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사전투표율이 이처럼 높아진 데는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합리적 투표 시점 선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본투표에 사람이 몰릴 경우 감염 위험성이 커지고 투표 대기 시간 또한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사전투표에 나섰으리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유권자들의 투표 의향 자체가 높아진 점 또한 사전투표율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5~6일 실시한 ‘2차 유권자 투표의향 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밝힌 적극적 투표 의향층은 79%에 이른다. 지난 총선 때보다 12.4%포인트, 지난달 말 1차 의향 조사 때보다도 6.3%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코로나19 사태에도 투표 의향률이 되레 높아진 것은 내 한 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유권자들의 의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국제사회가 극찬한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방역 체제에 대한 믿음 또한 긍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사전투표에 이어 15일 본투표에서도 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본투표는 사전투표보다 많은 인원이 단 하루에 투표를 해야 하고 자가격리자 투표도 함께 진행돼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사전투표의 열기가 본투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투표 관리와 방역에 빈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