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만5천명 늘었다. 10만명대 회복은 5개월 만이며, 지난 1월(33만4천명) 이후 최대치다. 연속적인 고용난 추세가 반전된 것이어서 다행스럽다. 올해 하반기 들어 취업자 증가 폭이 7월 5천명에서 8월 3천명으로 떨어진 뒤 9월 4만5천명, 10월 6만4천명으로 늘어나는 흐름을 이어간 점도 기대를 갖게 한다. 3월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감소세를 보인 15~64살 고용률은 한해 전보다 0.1%포인트 높아진 67.1%를 기록했다.
일부 긍정적인 신호를 고용난의 본격 개선이라고 하기엔 물론 이르다. 정부의 단기 공공일자리 예산 집행이 영향을 끼쳤을 수 있는데다, 취업자 증가 폭만 하더라도 지난해 월평균(32만명)이나 올해 정부 전망치(18만명)에 한참 못 미친다. 경기가 내림세로 들어서고 있어 고용 지표는 언제든 나쁜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
특히 괜찮은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은 제조업 부문에서 취업자 수 감소세가 여전하다는 점은 무거운 숙제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만1천명 줄어 전달(-4만5천명)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20대 후반(25~29살)의 고용률이 한해 전보다 2.9%포인트 늘어난 반면, 40대(-0.3%포인트)·50대(-0.5%포인트) 고용률 하락이 이어지는 모습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홍남기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2일 경제장관회의에서 “제조업의 고용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고 우리 경제의 허리인 30~40대 취업자 감소도 여전히 진행중”임을 걱정했다.
‘반짝 회복’으로 한숨을 돌린 걸 계기로, 고용난의 연착륙과 일자리 격차 완화를 비롯한 질적 개선을 이루는 데 주력해야 할 때다. 정부의 일자리 예산 집행이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만 그쳐선 곤란하다. 민간부문에서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는 게 최선이며, 정부는 정책 조정을 통해 이를 도와야 한다. 예컨대 최저임금, 노동시간 단축처럼 노동자 삶의 질에 관련되는 정책들은 기업 경쟁력에도 동시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세심한 조율이 필요하다. 아울러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손질하고 위기 국면에 맞닥뜨린 주력 제조업의 구조개혁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 추진하는 일을 주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 원활한 구조개혁의 기본 전제는 갈등을 줄이는 협상력 발휘와 사회안전망의 확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