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대북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15일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비록 발사 직후 공중폭발로 실패하기는 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그렇잖아도 엄중한 한반도 상황에 긴장을 더하는 행위다. 북한은 도발을 멈추어야 한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무수단 미사실은 3500㎞까지 날아가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다. 태평양의 미국 괌 기지까지 타격권에 들어 있어 미국으로서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렇잖아도 지난 9월 제5차 핵실험 이후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고, 북한을 보는 눈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미사일을 쏘고 나온 것은 북한 스스로 고립을 심화시키는 일일 뿐이다.
이런 때일수록 한국과 미국은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상황을 보면 나쁜 쪽으로만 흘러가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촉구하는 위험한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을 향해 도발을 할 테면 해보라고 자극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도 한국의 강경 발언에 발을 맞추고 있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핵공격을 하면 그는 바로 죽는다’고 한 것은 외교 언사로서는 극히 부적절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러셀 차관보의 발언에 대응해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선전포고를 실행에 옮기는 적대행위”라며 “미국이 덤벼드는 순간 백악관부터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무수단 발사도 러셀 차관보의 발언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라고 볼 소지가 있다.
이런 반복되는 긴장 고조 행위는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적대적·공격적 발언과 행위가 커지면 상황은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남-북, 북-미 사이 난국 타개를 위한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