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와 <한국방송>(KBS), <와이티엔>(YTN)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한 직원을 징계하겠다는 방침을 선포했다. 연합뉴스는 10월28일 노조에 공문을 보내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의 기자가 시국선언에 참가하는 것은 보도 객관성에 심각한 우려를 줄 수 있다. 사규에 따라 엄정히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의 뒤를 이어 한국방송과 와이티엔도 ‘시국선언을 강행하면 정치활동 참여를 금지하는 취업규칙 또는 사규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유신 시절의 언론사를 떠올리게 하는,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에 못지않은 시대착오적인 내부 검열과 탄압이 아닐 수 없다. 권력 견제와 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를 다하기는커녕 권력 앞에 먼저 몸을 숙이는 이들 언론사 경영진의 행태는 과거 군사독재에 충성했던 사이비 어용 언론인을 떠올리게 한다. 연합뉴스 등의 내부 직원 겁박이 자발적인 건지 아니면 정권 지시에 따른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쪽이든 저널리즘을 스스로 포기한 비굴한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연합뉴스는 ‘국가기간통신사로서의 보도 객관성 훼손’을 강경 대처의 근거로 들었다. 아마도 연합뉴스는 스스로의 임무를 ‘국가 또는 정부 대변’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 지원’을 받는다는 건 공익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뜻이지 권력의 대변자가 되라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국영 또는 관영일지라도 저널리즘의 가치를 우선하지 않는 언론사는 이미 언론사가 아니다. 정부 산하기관일 뿐이다. 연합뉴스는 정녕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사와 같은 취급을 받고 싶은 건지 궁금하다.
시국선언 참여가 ‘정치활동 금지’를 규정한 사규 위반이라는 한국방송과 와이티엔 논리도 궁색하긴 마찬가지다. 이때의 정치활동이란 ‘특정 정치세력을 도와주거나 가담하는 행위’를 뜻한다. 즉 좁은 의미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국정교과서 반대 서명까지 ‘정치활동’으로 모는 건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견강부회다.
미국과 유럽의 많은 나라에선 기자에게 정당 가입까지 허용하고 있다. 언론인에게도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취지에서다. 양심과 소신의 문제인 시국선언 참여자를 징계하겠다고 위협하는 건 언론사가 1970년대 유신 시절로 되돌아가는 하나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이 광란의 시기에 시대를 거꾸로 거스르는 건 정치권력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