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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사설

[사설] 수출 부진보다 더 심각한 ‘소비 침체 장기화’

등록 :2015-11-02 18:39

달러로 계산한 10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8%나 줄었다. 2009년 8월 이후 감소율이 가장 크다. 통계상 착시가 섞여 있긴 하지만,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잘못 처방을 하면 더 큰 화를 부른다. 공격적인 자유무역협정 체결, 원화 약세 유도, 법인세 감면과 노동자 임금 억제 등을 통해 수출 대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온 과거의 수출 지원책이 이제는 부작용이 더 큰 상황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어설픈 수출 지원책이 되레 우리 경제에 짐이 되지 않게 경계해야 한다.

10월 수출액은 전달과 비슷한 435억달러였다. 전년동월 대비 감소율이 큰 것은 지난해 10월 수출액이 516억달러로 역대 최고치였던 게 영향을 끼쳤다. 기름값 하락으로 석유제품 수출 단가가 41.4%나 떨어지고, 월별 부침이 큰 선박 수출이 급감한 것도 감소율을 키웠다. 따라서 11월에는 감소율이 다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런다고 수출이 호전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금융연구원의 최근 전망치를 보면, 실질 부가가치 기준으로 지난해 2.8% 성장했던 수출이 올해는 0.2% 성장에 그치고, 내년에도 0.4%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한다.

세계 경제가 지지부진하고, 국가간 교역이 크게 줄어든 상황을 우리가 바꿀 수는 없다. 그보다는 우리 주력 수출 제조업의 제품 경쟁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는 게 큰 걱정거리다. 우리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이 제조업 강화 정책을 통해 부품 등 중간재를 자체 생산하고, 수입을 줄이기 시작한 지 오래됐다. 우리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도 썩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단기처방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기업들이 연구개발 투자에 더 적극 나서고 협력업체들의 경쟁력 향상을 지원해 풀어야 할 숙제다.

수출도 어렵지만, 사실 더 큰 걱정거리는 민간소비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2%를 밑돈다. 이런 흐름이라면 수출이 조금 좋아져도 우리 경제가 장기침체를 피하기 어렵다. 정부는 한정된 재원을 자금력이 풍부한 수출 대기업 지원에 쓰기보다는 가계소득 지원에 써야 한다. 수출 기업을 돕자고 원화가치를 억지로 떨어뜨리면 물가가 올라 가계를 약탈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키워주자고 임금을 깎는 일도 가계의 소비여력을 더 떨어뜨릴 것이다. 요즘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개편’도 그런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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