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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성공단, ‘정경분리’ 원칙으로 풀어야

등록 :2013-07-07 19:06

남북 당국이 6일부터 7일 새벽까지 16시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개성공단 재가동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4월3일 북쪽의 일방적인 통행제한 조처 이후 질식사 직전까지 갔던 개성공단에 거의 석달여 만에 처음으로 산소 공급이 이뤄진 셈이다. 일단 개성공단 소생의 길을 트고 발전적 정상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남북의 합의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등 기업가들은 10일부터 공단을 방문해 설비를 점검하고 정비를 할 수 있게 됐다. 또 입주기업들이 완제품 및 원부자재뿐 아니라, 관련 절차에 따라 설비도 뜯어 올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남북 당국은 10일 개성공단에서 가동중단 재발 방지 등 공단을 정상화하기 위한 후속 회담을 열기로 했다. 전체적으로 보아, 사업을 계속할지 철수할지에 대한 판단권을 입주기업에 주면서도 공단을 정상화하겠다는 데 무게를 둔 합의라고 할 수 있다.

남북이 이번 합의를 통해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로 큰 뜻을 모았지만, 불안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무려 16시간에 걸쳐 회담을 하고 12차례의 수석대표 접촉을 벌인 끝에 합의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서로 주장하는 바가 많이 달랐다는 걸 보여준다. 우리 쪽은 가동중단에 따른 피해에 대한 북쪽의 책임과 재발 방지 보장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북쪽은 군사훈련 등 우리 쪽의 책임을 거론하며 이를 완강하게 거부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가동중단 책임 문제가 집중적으로 불거질 경우 재가동에 대한 원칙적 합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양쪽이 개성공단을 살리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만큼, 이후 협상에서도 철저하게 실용적 접근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처럼 합의하기 쉬운 문제부터 먼저 풀고 어려운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것은 남북처럼 정치·이념 문제에 대해 시각차가 큰 당사자들이 취할 수 있는 좋은 협상 방법이다. 또 차제에 개성공단 문제는 철저하게 정치·군사 문제와 분리해 접근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정치·군사 문제를 연계하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진전시킬 수 있는 게 없다. 이런 점에서 북쪽이 우리 쪽의 군사훈련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통행제한 조처를 취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었다.

개성공단이 남북 합의대로 ‘발전적 정상화’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회담의 수준을 권한과 책임이 큰 고위급으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 이런 회담에서 지난번 격 문제로 무산된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문제까지 한꺼번에 올려놓고 다룬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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