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시작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그는 이날 ‘격전주’인 오하이오 출신 제이디 밴스(39)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등 11월 대선 진용도 갖췄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완연한 노쇠로 후보 교체 논란까지 일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 사건은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는 평가가 많다. 트럼프 재선이 몰고 올 ‘파괴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공화당은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개막한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귀에 붕대를 댄 채 행사에 등장해 청중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에 답했다. 13일 사건의 충격이 워낙 컸던 탓인지 15일 현재 7개 주요 격전주 모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1~5%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확인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그동안 초미의 관심사였던 부통령 후보도 지목했다. 선택을 받은 밴스 상원의원은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벤처 사업가 출신이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자서전인 ‘힐빌리의 노래’(2016)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젊은 흙수저’를 내세워 핵심 ‘승부처’인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주 등 ‘러스트벨트’를 집중 공략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프로젝트 2025’, ‘어젠다 47’ 등의 공약집이나 8일 공개된 ‘공화당 강령’ 등을 통해 자신이 앞으로 추진해갈 정책 방향을 비교적 명확히 밝힌 상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조기 종결되고, ‘보편적 기본관세’ 등이 도입돼 무역 환경이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없애고 전자기기·철강 등의 대중 의존을 완전히 없앤다는 말까지 하고 있어 심각한 미-중 무역 갈등도 예상된다.
한반도와 관련해선 윤석열 정부가 얻어낸 ‘확장억지’ 공약이 후퇴하는 것은 물론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 주한미군의 감축·철수가 현실화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번영을 떠받쳐 온 안보와 경제·무역 환경이 근본부터 흔들리는 위기가 닥친 셈이다. 언제까지 걱정만 하고 있을 순 없다. 트럼프 재선을 염두에 두고 촘촘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