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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2일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검사 탄핵안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2일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검사 탄핵안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 행정관 등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이달 중 김 여사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김 여사 법률대리인은 “검찰과 구체적으로 조사 여부 및 조사 방식에 대한 협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검찰은 여전히 김 여사 조사에 대해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반면 검찰은 최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부에게 전격 소환 통보를 했다. 한쪽으로 기운 검찰의 수사 행태가 또 한차례 극명히 드러났다.

김 여사의 법률대리인은 지난 8일 언론 공지에서 “검찰로부터 김 여사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률가로서 처벌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행위에 대한 소환조사 등은 법적으로 부적절할 수 있음을 검찰에 밝혔다”고도 했다. 검찰이 김 여사 소환조사를 통보하기는커녕 오히려 김 여사 쪽에서 소환조사의 부당성을 검찰에 피력했다는 것이다. 변호인 쪽의 이런 입장에도 검찰은 묵묵부답이다.

지난 5월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지휘라인을 전원 교체한 검찰 인사가 이뤄진 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라며 김 여사 관련 수사를 원칙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김 여사 소환조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는 말도 여러차례 해왔다. 그러나 검찰은 참고인 조사를 다 마친 시점에도 김 여사 조사 여부와 시기, 방식 등에 명확한 방침을 밝히지 못하고 여전히 변죽만 울리고 있다.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수사 태도는 정반대다. 검찰은 지난 4일 이 전 대표 부부에게 경기도지사 시절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이 사안은 경찰이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이며 수사한 뒤에도 이 전 대표를 불송치(무혐의 종결)한 바 있다. 더구나 이번 소환 통보는 민주당이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뒤 이틀 만에 이뤄졌다. 검찰은 “통상적인 수사 절차로, 당사자 진술을 듣고 소명할 기회를 주는 차원”이라 했지만, 누가 봐도 보복성으로 전격 소환을 통보한 모양새다. 검찰 말대로 소환조사가 소명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면 김 여사 소환조사는 왜 그리 미적대고 있나. 최소한의 공정성도 갖추지 않을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다는 듯한 오만함마저 느껴지는 검찰 행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