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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일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전공의에 대해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이동하는 의료진.
정부가 8일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전공의에 대해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이동하는 의료진.

정부가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 사직한 전공의 복귀를 위해 또 한발 물러섰다.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을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전공의들은 꿈쩍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 의료 공백 사태를 수습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의-정 갈등을 해결할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복귀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철회를 결정한 것은 앞서 발표한 유화책이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4일 수련병원에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전공의 대부분은 병원에 돌아오지 않았다. 전공의 1만3천여명 가운데 복귀율은 10%를 밑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복귀하려고 해도 미복귀자가 처분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망설인다고 판단해, 행정처분을 완전히 접기로 했다. 또 기존 지침이 전공의 복귀를 가로막지 않도록 수련 특례 조항도 마련하기로 했다.

형평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다시 의사들에게 유화책을 내밀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전공의들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 등 애초 제시한 핵심 요구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지금처럼 정부가 ‘전공의 달래기용’으로 하나씩 유화책을 던지는 식으론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어렵다. 전공의 사직 수리 불가 방침을 고수해오던 정부는 한달 전 ‘수용’으로 물러섰지만, 여태껏 사직 처리도 복귀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환자단체들은 “무책임한 정부와 무자비한 전공의, 의대 교수의 힘겨루기를 지켜보며 분노와 불안, 무기력에 빠졌다”고 호소한다.

정부가 전공의들과 대화 테이블에 앉으려면 무너진 의-정 간 신뢰부터 복원시켜야 한다. 2025학년도 대입시행계획이 확정된 상황에서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는 의사들도 문제지만, 이번 갈등은 애초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에서 비롯된 측면도 크다. 그러다 보니 정부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다. 정부가 아무리 집단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해도 전공의들은 믿지 않는 소모적인 공방이 반복되는 식이다. 정부가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 계획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에서 의사들을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지 등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계속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