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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연금개혁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연금개혁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6일 국민연금 개혁안 중 소득대체율을 포함한 ‘모수개혁’만이라도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여야는 그간 소득대체율을 얼마로 정할 것인지를 놓고 팽팽히 맞서 왔다. 그런데 야당이 지난 25일 여당 안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이 급진전했다.

김 의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합의가 돼 있는 범위 내에서,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 상병 특검법안 재처리가 예고된 28일을 피해 29일이나 27일에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의장은 ‘합의’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 여야 연금개혁안은 소득대체율·보험료율을 포함한 모수개혁에서 입장 차가 거의 해소된 상태다. 현행 9%인 보험료율은 향후 8년에 걸쳐 13%까지 올리자는 합의가 이미 이뤄져 있다.

가입 기간 평균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을 뜻하는 소득대체율은 2028년까지 40%(올해는 42%) 하향 조정이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여야는 각각 45%(더불어민주당), 43%(국민의힘)를 고집하며 이번 국회 내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비공식 협상에서 여당이 중간선인 44% 절충 의사를 내비치고, 이재명 대표가 25일 수용 의사를 밝힘으로써 돌파구가 열렸다. 여야 1% 차이가 사라지면서, 김 의장 말마따나 “모수개혁에서 양당의 공식적인 이견은 없어진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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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수개혁은 연금개혁의 끝이 아니다. 구조개혁이라는 더 큰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러나 세대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합의된 것부터 하나씩 살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여당의 주장처럼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한데 묶으면 합의도 어렵고 시일도 지체될 수밖에 없다. 연금개혁이 늦춰지면 해마다 50조원 이상 미래 세대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도 정부 여당은 김 의장의 제안을 댓바람에 거부했다. 대통령실은 애초 “여야 합의가 먼저”라더니, 사실상 합의가 이뤄졌는데도 ‘국민 의사 반영’ 운운하며 또다시 다음 국회로 미루자고 주장했다. 핑계가 모순되고 군색하기 짝이 없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번번이 걷어차는 이유가 무엇인가. 여당은 난데없이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역제안하고 나왔다. 의장의 간곡한 권고는 대놓고 무시하면서 무슨 생뚱맞은 협의체 타령인가. 거부를 위한 거부나 다름없다. 계속 이런 태도를 보인다면 연금개혁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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