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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대재해법 흔들기 나선 정부·여당, 국민 생명은 안중에 없나

등록 :2022-06-17 18:16수정 :2022-06-18 02:30

지난 1월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201동 붕괴사고 현장에서 119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전에 발생한 사고여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경영책임자에게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지난 1월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201동 붕괴사고 현장에서 119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전에 발생한 사고여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경영책임자에게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정부·여당이 시행 다섯달밖에 안 된 중대재해처벌법을 뒤로 돌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난 10일 중대재해 발생 때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처벌을 완화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보고에서 정부는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법적 불확실성 신속히 해소’를 위해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끊이지 않는 일터의 죽음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을 이렇게 흔들어대다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 없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가 828명에 이른다. 2021년에는 882명이었다. 지난해 사망자는 그나마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시도 아닌데 해마다 이렇게 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는다는 건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아니고서는 설명될 수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진 이유다.

그런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이 법이 만들어졌는데도 대형 사건이 팡팡 터지고 있다”며 “살인죄 형량을 아무리 높인다고 해도 살인 범죄가 줄어들지 않는 거랑 똑같다”고 말했다. 사태를 호도하는 무책임한 궤변이다. 살인 사건이 줄지 않는다고 형량을 낮춰야 한다는 말인가. 법에 엄한 처벌을 규정하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해악이 큰 행위임을 규범적으로 선언하는 것이다. 그래도 범죄가 계속된다면 그 원인을 찾아 방지책을 강화해야지, 오히려 처벌을 완화하자는 근거로 삼다니 도무지 논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망발이다.

또 권 원내대표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주의도 주고 다 했는데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 아무런 관여도 안 한 최고경영자나 간부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건 형법의 기대가능성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역시 사실 왜곡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재해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용자는 처벌하지 않는다. 또 형법의 기대가능성 원칙은 협박에 못 이겨 범죄를 저지르는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범행이 이뤄진 경우 처벌을 면해주는 것으로, 중대재해처벌법과는 맥락이 맞지도 않는다.

이처럼 사실을 왜곡하거나 엉뚱한 논리로 중대재해처벌법을 흠집내는 것은 그만큼 명분이 없음을 반증한다. 경영활동 위축을 핑계로 법을 완화한다면 기업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의 생명을 위험으로 내모는 꼴이 된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대통령과 국회의 제1의 임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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