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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뒤늦은 ‘여성 중용’, 인사 기조 전면 전환 계기 돼야

등록 :2022-05-26 18:15수정 :2022-05-27 02:40

26일 지명된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후보자. 한겨레 자료사진
26일 지명된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후보자. 한겨레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공석인 교육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 차관급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식약처장)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김승희 전 국회의원,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장을 각각 지명했다. 첫 내각 인선이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에 편중됐다는 호된 비판 끝에 나온 ‘여성 중용’ 인사다. 여성뿐 아니라 세대·지역·학력 등 모든 면에서 균형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인사 기조로 전면 전환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새 정부의 첫 조각은 국민들을 향한 메시지이자 공직사회는 물론 주요 기관들의 인사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내용이었다. 국민통합과 협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균형과 다양성, 통합을 ‘안배’ 문제로 치부한 채, ‘능력’을 명분으로 ‘이해충돌’ ‘부모 찬스’ 등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후보자들을 내세웠다.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장에서 외신 기자가 남성중심 내각에 비판적인 시각의 질문을 던진 것은 시대나 국제적 흐름에도 역행한다는 점을 상징했다. 이날 인선이 이런 문제점을 깊이 인식한 결과라면 다행이다. 이번에 지명된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면 국무회의의 여성 비율은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과 같은 수준이 된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교육’보다 ‘공공행정’ 분야 전문가이고, 약사 출신인 김 후보자의 경력도 의약 쪽에 치우쳐 있어, 두 사람 모두 명실상부한 적임자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나오고 있다. 또 각각 대통령직 인수위원,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여전히 ‘같은 편’ 안에서만 후보자를 찾은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회 전반기 의장단 만찬 때 “공직 후보자를 고르는데, ‘다른 후보자에 비해 여성이어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참모의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히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이날 인사도 ‘여성 우선 발탁’ 지시에 따른 인선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성 비율을 좀 늘렸다는 데서 만족할 일은 아니다. 여성 몇명을 더 안배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과 다양성, 통합을 중심으로 한 인사 기조로 전면 전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후속 인사가 계속 될 공직사회 역시 ‘서오남’과 ‘같은 편’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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