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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멸종위기종 보호’ 명령 무시하고 공사 강행하는 골프장

등록 :2021-12-14 19:32수정 :2021-12-15 02:32

한강유역환경청에서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음에도 지난 13일 인서울27골프클럽이 포클레인을 동원해 배수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한강유역환경청에서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음에도 지난 13일 인서울27골프클럽이 포클레인을 동원해 배수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수도권의 한 골프장이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한 환경당국의 ‘공사중지 명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해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공사중지 명령을 어기고 벌과금을 내는 게 차라리 낫다는 ‘막가파식’ 행태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이 업체에 유력 언론사들도 참여하고 있다고 하니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14일 <한겨레> 보도를 보면,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29일 김포공항습지 지역에 있는 골프장 ‘인서울27골프클럽’에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 미이행에 따른 이행조치 명령’을 내렸다. 이 골프장은 2015년 임시영업 허가를 받으면서 주변 지역 침수 문제 해결을 약속했는데, 이에 따라 배수로 공사를 하는 지역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금개구리가 발견됐다. 환경청은 법정 보호종인 금개구리의 보전 방안을 12월29일까지 제시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그럼에도 골프장 쪽이 공사를 강행하자 환경청은 지난 8일 아예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골프장 쪽은 이마저도 무시한 채 공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골프장 임원은 <한겨레>에 “이행명령을 안 지키려고 한다. 벌과금이 나오면 내는 게 낫다”고 밝혔다.

이런 행태가 가능한 배경에는 환경당국의 공사중지 명령이 강제성을 띠지 않고, 설사 명령을 어기더라도 업체가 감수할 정도의 미약한 벌과금 부과에 그치는 제도적 허점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식이면 공사중지 명령 제도는 있으나 마나다.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법 집행을 무력화시키는 업체의 무법적 태도다. 환경단체 활동가가 “이렇게 법에 따른 명령을 손쉽게 어기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손익 계산에 따라 얼마든지 위법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업체의 사고방식은 기업 경영에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시대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른다. 환경보호를 위해 마련된 법과 제도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생명력 넘치는 동식물들이 공존하는 친환경 힐링 공간”으로 골프장을 홍보하는 이중성도 뻔뻔하다.

인서울27골프클럽은 귀뚜라미랜드가 대주주이고 호반건설, 롯데건설, 부국증권, 중앙홀딩스 등이 지분 참여를 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서울신문> <전자신문> 등 언론사의 최대 주주이며 중앙홀딩스는 <중앙일보>의 지주회사다. 언론 관계사가 두곳이나 포함돼 있는 셈이다. 언론의 막중한 사회적 책임에 비춰볼 때 이 골프장의 법 경시, 반환경 행태는 더욱 비판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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