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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칼럼

[조한욱의 서양사람] 미국이 놓치는 것

등록 :2020-04-09 17:34수정 :2020-04-10 02:37

조한욱 l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허망하게 노회찬이 떠난 뒤 그의 특강 내용을 회상하며 마지막 길을 배웅했었다. 그의 가르침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를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는 지금 특히 더 유효하다. 게다가 그것은 참상의 절정인 미국에서 더욱더 절실해 보인다.

그것은 정부가 의료나 교육이나 공공안전의 문제를 민간 기관에 맡기면 안 된다는 것으로서, 국민 모두의 건강과 안전과 행복 추구에 관한 문제를 사설 기관에 맡겨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소수만 혜택을 누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회가 있기 이전에 자연이 있었고, 인간은 그 자연 속에서 태어난다. 따라서 사회에서 규정한 권리보다 먼저 존재하는 그 자연권을 나라마다 천부의 권리라는 이름으로 헌법을 통해 보장한다.

미국이 재앙의 진원이 된 것은 미국의 독립선언문에서도 천명하고 있는 그 권리를 미국의 현행 의료체계가 도외시한 것에 큰 책임이 있다고 보인다. 미국의 의료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 비싼 만큼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자들은 최고의 의료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이러스는 미국의 병원들마다 기본적인 의료 기구조차 부족하여 대통령과 주지사들이 의료 기구 확보를 위해 언쟁을 벌이는 상황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미국의 뉴스채널은 이 재앙에 대한 소식으로 시작하고 끝난다. 패턴은 일정하다. 먼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을 전한 뒤 여러 분야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분석이 뒤따른다. 다음으로 의료 현장에서 분투하는 이들의 처참한 상황이 나온다. 의료진의 고투와 그들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희망을 잃지 말자는 취지가 확실하다.

그러나 차별적인 의료체계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 제기는 찾기 힘들다. 의료비가 그렇게 높은데도 이렇게 붕괴되었다면 의료행정은 병원과 보험회사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 의료민영화가 절대적으로 도입되어서는 안 될 생생한 이유를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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