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 와합
헬프시리아 사무국장

아사드는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시리아 국민을 통제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이란의 힘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그런데 그런 러시아가 아사드를 조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옛 소련 시절부터 러시아는 시리아와 동맹국으로 든든한 관계를 맺어왔다. 하페즈 아사드(현 아사드의 부친)는 러시아뿐 아니라 이란, 미국, 아랍 국가들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하페즈는 그 관계 속에서 원하는 것을 얻었고 당사국들도 마찬가지로 만족했다. 그런데 하페즈 사망 뒤 바샤르 아사드가 대통령이 된 뒤부터 그 “균형 잡힌 관계”는 유지되지 못했다. 그는 이란과 아주 가깝게 지내며 동맹국인 러시아와 천천히 멀어져 갔다. 사우디아라비아와도 갈등을 많이 빚었고, 미국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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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중앙정보국(GIP)의 전 수장인 반다르 빈 술탄은 얼마 전부터 여러 매체에 아사드에 대한 내용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시리아 혁명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는 사우디 및 여러 나라와 아사드 대해 합의(협상)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강대국들이 시리아 내 러시아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시리아 반군이 아사드처럼 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한다면 러시아가 아사드를 포기하고 정부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 관계자들은 아사드와의 관계보다 시리아 내 자국의 영향력 유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아랍 언론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몇 차례 공식적으로 아사드를 러시아로 초청했지만 아사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사과하며 방문하지 않았다. 그러자 푸틴은 아사드를 무시하며 아사드의 주변 사람들을 키웠고 아사드는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는 군인들을 건드릴 수 없게 되었다. 러시아 정치인들은 아사드를 ‘개 꼬리’ ‘사악한 노예’라 부르며 그를 모욕했고, 러시아 언론들은 아사드를 민망하게 만들고자 창피한 사진들을 노출해왔다. 한 예로 푸틴이 2017년 갑작스럽게 시리아를 방문했는데 외교적 관례대로 시리아의 수도인 다마스쿠스를 방문하는 것이 아닌, 라타키아주의 ‘흐메이밈 공군기지’를 방문해 현지에 파병된 러시아 군인들을 격려했다. 그때 푸틴의 경비대가 아사드를 막아서 아사드는 푸틴과 나란히 걷지 못했으며, 계속 뒤에 서 있었다. 그 사진과 영상들은 그대로 러시아 매체에 노출됐다. 이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아사드가 얼마 전 연설에서 ‘우리 힘으로만 승리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러시아가 화가 나서 ‘우리가 원하면 언제나 당신을 통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아사드에게 보내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러시아 언론이 그 사진들을 노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적으로 시리아 비극의 해결책을 찾고자 제네바, 아스타나와 같은 회담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곳에서 최종 결정은 매번 아사드가 아닌 러시아가 내려왔다. 러시아는 아사드를 대체할 새로운 아사드를 찾을 때까지 바샤르 아사드를 이용할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가 적당한 값을 받게 되면 사담 후세인이나 카다피처럼 노예시장에 아사드를 판매할 것이다. 또 다른 아사드가 아닌 성실하고 애국심이 많은 시리아의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