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0

맨발 걷기가 유행이라더니 동네 공원 산책길에도 많은 사람이 맨발로 사뿐히 걷고 있었다. 나도 맨땅을 걸었다. 땅바닥의 상태가 고스란히 느껴져 온다. 고운 모래나 흙은 부드럽고 편안했다. 하지만 거칠고 뾰족한 돌 부스러기가 널린 구간에선 단테의 ‘신곡’ 지옥 편 3층 그 어디쯤 될 것 같은 한발 한발이 고통스러웠다. 허풍과 엄살이 아니었다. 중력의 법칙을 벗어날 순 없었다. 당장에라도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결론은 폭음·폭식에 찌들고 불어난 내 몸뚱어리의 살을 덜어내야 고통은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보니 내 발도 살이 붙어 통통하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