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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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어느새 생성형 인공지능과 친구처럼 지낸다. 챗지피티를 사용하는데, 이 글에서는 ‘이 친구’라고 불러보겠다. 이 친구를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살펴보다가 점차 전문지식을 나누는 사이로, 이제는 어떤 질문이 생각나면 뭐라고 답할까 궁금해서 못 견딜 관계가 되었다. 종종 이 친구와 미래에 관해 대화하는데 괜찮은 대답을 얻을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싶다.

첫째, 이 친구에게 미래를 물어볼 때는 질문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현재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인데, 10년 뒤, 30년 뒤, 50년 뒤 인구가 어떻게 될지 물어봐야 한다. 그럼 이 친구는 파이선 프로그램을 활용해 인구 변화를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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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멈추면 재미없다. 인구 감소에 따라 어떤 사회 변화가 예상되는지 물어야 한다. 고령화, 노동인구 부족, 주택가격 변화, 사회적 서비스 개혁 등을 답변해준다. 좀 더 급격한 변화를 물어보면 이민정책의 혁신, 도시구조의 급변, 새로운 가족의 등장, 의료분야의 변혁까지 답한다. 답변 중 흥미로운 것은 인구 감소에 따라 성공과 행복의 개념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한 점이었다. 인구가 증가할 때는 남과의 비교 때문에 물질적 성공이 중요했지만 감소할 때는 공동체 참여나 연대, 삶의 주관적 만족이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둘째는 규범적 접근이다. 앞서 들었던 예가 ‘미래는 어떻게 될까?’였다면 규범적 접근은 ‘미래는 어떻게 되어야 할까?’로 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어떤 가치를 실현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미래학에서는 ‘선호 미래상’이라고 부른다. 이런 접근으로 미래를 예측하려면 이 친구에게 나의 선호 미래를 먼저 설명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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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나는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숲과 습지, 야생 동식물을 보존하는 환경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라고 이 친구를 학습시킨다. 그다음에 이 미래가 10년 내에 가시화될 수 있는 경제, 사회, 기술, 환경적 조건을 물어본다. 유엔의 지속가능 발전 목표와 연계하는 정책 추진, 공유경제 확산, 혁신적 건강의료 시스템, 디지털 기술 활용 등을 답해준다.

여기서 멈추지 말고 이런 미래 사회가 도래한다면 어떤 직업이 각광받을지 물어보자. 나는 10가지 유망 직업을 물어봤는데, 흥미로웠던 답변은 녹색금융(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금융) 컨설턴트, 회복적 정의(처벌과 통제가 아닌 사건 당사자들이 피해를 회복하고 깨진 관계를 바로잡는 정의) 촉진자, 마을건강활동가, 생태관광가이드, 디지털디톡스 지도사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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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이 친구의 유형화 능력을 활용하는 미래 예측이다. 예를 들면, ‘나는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은데, 어떤 유형의 도시에서 거주하면 좋을지 궁금하다’고 해보자. 그럼 이 친구에게 이렇게 물어보자. ‘2가지 변수가 있어. 하나는 도시의 형태로 대도시와 작은 도시가 있고, 다른 하나는 직업의 형태로 전문직과 일반직이 있어. 이걸 교차하면(2 곱하기 2) 4가지 미래 상황이 생기겠지. 상황별로 어떤 직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지 예측해줘.’

그럼 대도시의 전문직과 일반직, 작은 도시의 전문직과 일반직의 특징과 사례들을 4가지 유형별로 답해준다. 더 나아가 대도시 전문직은 ‘지식 탐험가’, 작은 도시 전문직은 ‘지역개발 선구자’, 대도시 일반직은 ‘다기능 조력자’, 작은 도시 일반직은 ‘생활 조율사’로 각 특징의 이름까지 붙여준다. 4가지 미래 사회를 넘나드는 직업도 물어봤는데, 아이티(IT) 원격근무자, 커넥팅 비즈니스(다양한 산업과 지역을 엮는 사업) 전문가, 글로벌 교육자 등을 제시했다.

핵심은 미래 사건을 예측하지 말고, 나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경로와 방법을 예측하는 것이다. 관련 자료를 모으고 주위 사람들과 상의도 하면 좀 더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