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최근 나온 기후위기에 관한 유엔 보고서는 정말 무섭다. 이 보고서는 지구를 휩쓸고 있는 폭염, 홍수, 산불, 해빙, 극단적 기상 현상의 원인에 대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알려준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태워서 이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 보고서는 우리가 잘 모르는 사실도 알려준다. 국가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킨다 해도 2030년까지 전세계 배출량은 2010년 수준에서 겨우 1%만 감소할 것이라는 점이다. 기후 측면에서 지구가 회복 불가 지점을 넘지 않도록 하려면 이번 10년 안에 전세계 배출량을 50%까지 줄여야 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말대로, 새 유엔 보고서는 “인류에 대한 코드 레드(심각한 위기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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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세계 여러 지역에 다르게 영향을 미친다. 시베리아, 그리스, 캘리포니아에서 거대한 산불이 타오르고 있다. 그린란드와 남극 대륙의 얼음 손실은 심각한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독일은 최근 라인강 유역에서 전례 없는 폭우를 겪었다.

아시아에서 기후변화의 주요 영향은 몬순(장마) 주기에 있다. 이번달에만 중국 중부의 기록적인 강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300명 이상이 숨졌다. 한국도 같은 재앙을 겪었다.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가 한국 중부를 휩쓸어 대전이 침수하고 서울의 한강 유역까지 범람했다. 장마전선이 전례 없이 54일이나 지속됐다. 지난여름 폭우를 겪은 북한은 지금도 홍수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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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 기후변화는 기온 상승과 새로운 곤충 유입으로 농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농업 종사자가 인구의 5% 미만이고 많은 식량을 수입하기 때문에 그 결과는 심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식량 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한 정부는 코로나19의 타격과 대중국 무역 급감으로 인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북한의 안보·기후 위험에 관한 최근 보고서는 “북한 쌀의 38%와 대두의 30%를 경작하는 함경남도와 평안북도 지역은 2035년까지 해마다 최대 3개월의 심각한 가뭄을 추가로 겪을 것”이라고 한다. 다른 지역에서는 홍수로 식량 생산이 줄 것이다. 그것은 1990년대 초 ‘고난의 행군’으로 이어진 가뭄과 홍수의 조합과 정확히 같다.

한국과 북한이 혼자서 기후위기를 막을 수는 없다. 현재 북한은 산업·농업 생산이 낮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비슷할 정도로 매우 적다. 반면, 한국은 세계 10대 탄소 배출국 중 하나다. 한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약속하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조처를 취했다. 그러나 한국이 그 약속을 지켜도 그걸로 기후변화가 멈추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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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남북한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남북은 지구온난화에 힘 합쳐 싸울 수 있다. 클린에너지의 미래로 함께 전환하기 위한 한반도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군사적 대립, 경제 격차, 정치체제 차이 등 모든 차이점을 제쳐두고 기후변화라는 공동 위협에 집중할 수 있다.

기후변화의 범주에서 북한은 현재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 그리 많지 않은 자본이면 북한은 탄소중립 경제로 더 쉽게 도약할 수 있다. 한국은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려면 더 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남북이 이런 전환을 하도록 도울 수 있는 자본을 갖고 있다.

남북은 기후 비상사태를 해결하는 게 다른 의견 불일치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 남북이 한반도를 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효과적으로 무시할 수 있다면, 지구 북반구와 남반구를 가르는 똑같이 깊은 간극을 세계가 메울 수 있는 방법 또한 보여줄 수 있다.

개성공단 재개 협력? 올림픽 단일팀 구성? 모두 가치 있는 남북 프로젝트다. 그러나 한반도와 전세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후 비상사태에 즉시 대처하는 데 필요한 협력에 비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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