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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왜냐면

[왜냐면] 콜트·콜텍, 그리고 ‘별이의 크리스마스’ / 송경동

등록 :2013-12-2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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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세계 기타의 3분의 1을 생산하던 사람들. 하지만 더 많은 이윤을 위해 콜트·콜텍은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이전하고, 한국 공장을 위장폐업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에는 지금도 3000여명의 다국적 노동자들이 1970년대의 전태일들처럼 일하고 있다. 그런데도 법원은 그것이 ‘경영상의 위기’에 의한 정당한 해고라고 손을 들어주었다. 그것도 현재의 경영상의 위기가 아니라 ‘미래의 경영상의 위기’라는 해괴한 판결이었다. 그러곤 2470여일. 그들 역시 송전탑 고공농성과 단식과 공장 점거 등 목숨을 내놓는 것 빼곤 다 했다. 하지만 여태 교섭 한번을 해보지 못했다.

대전 콜텍 공장의 경우 내년 1월 초에 다시 마지막 고법 판결을 앞두고 있다. 대법에서 파기 환송되어 다시 고법으로 내려왔기에 이번 판결이 거의 마지막 판결이 될 예정이다. 사장인 박영호씨는 여전히 한국의 150대 부자 순위에 들고, 중국과 인도네시아 공장은 오늘도 잔업 철야로 정신없이 돌아가는데 경영상의 위기냐 아니냐라는 법적 다툼에만 7년여가 소요되었다. 다행히 근래 재판부가 지정한 회계법인의 조사가 나왔는데 실제적인 경영상의 위기가 없어 정리해고 사유가 없다는 결과였다.

실제 이것 자체가 법의 형평성을 잃은 처사이기도 하다. 해고당해 하루하루 생계조차 힘든 노동자들이 감당하기 힘든 법정 비용을 마련하며 7년여를 버텨야 한다는 것 자체가 법이라는 형식을 통한 노동자 탄압에 다름 아니다. 부디 진실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법의 눈이, 귀가 열리기를 소망해본다. 마지막 판결 전까지 무어라도 함께 하자고 했지만 아무것도 제대로 못해 놨기에 미안하기도 했다.

이렇게 콜트·콜텍 노동자들과 약속은 못 지켰지만 나름 경황이 없기도 했다. 근래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에서 일하다 “삼성서비스 다니면서 너무 힘들었다.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다. 그래서 전 전태일님처럼 그렇진 못해도 선택했다. 부디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가슴 무너지는 유서를 남기고 가신 최종범님을 추모하고 그 뜻을 받는 일을 함께 했다. 최종범님은 ‘별’이라는 딸 돌잔치 장소도 예약을 해둔 상태였다. 그 돌잔치를 취소하고 왔다는 유가족의 글을 읽고 삼성은 버렸지만 우리는 지켜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별이 빛나는 돌잔치’를 함께 도왔다.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출범식 뒷자리에서는 올해 대한민국 크리스마스는 이런 우리들의 현재와 미래를 기억하고 연대하는 ‘별이의 크리스마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그 일도 돕게 되었다.

‘별’이는 최종범님의 딸만이 아니었다. 제주도 강정에서 군국주의에 짓밟히는 우리의 미래가 그토록 처참하고, 경남 밀양에서 칠십 넘은 어르신들이 평생 생명을 일구던 밭에 자신의 무덤 구덩이를 파고 싸우고 있는 우리들의 오늘이 그렇게 애끓고, 전교조로 상징되는 참교육이 탄압받고 있는 교육 현장의 미래가, 공공부문 사영화를 막기 위해 나선 철도노동자들을 잡겠다고 18년 만에 공권력이 난입해 아수라장이 된 민주노총의 내일이 이렇게 힘겹다. ‘별’이는 그런 우리 시대의 오늘과 내일의 가슴 아픈 연대의 상징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많은 ‘별’이를 위해 오늘도 평택공장 앞에서 싸우고 있는 쌍용차, 유성, 코오롱 해고노동자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그렇게 수없이 절규하며 싸우고 있는 우리 모두를 기억하고 연대하는 ‘별이 크리스마스’를 함께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다.

이런 사회적 움직임이 두려웠던지 삼성전자서비스는 경총을 앞세워 졸속적인 합의에 나서서, 12월24일 54일 만에 최종범님의 한을 풀고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전 과정에서 원청인 삼성은 어떤 반성도 책임도 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를 규탄하고 최종범님을 추모하는 ‘별이 크리스마스’ 역시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예정대로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열린다. ‘별’이는 얼마나 맑고 쾌활하고 예쁜 아이인지 모른다. 우리의 미래가 그 모습 그대로여야 한다고, 함께 소망해보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본다.

송경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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