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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왜냐면

5대 위기와 진보의 대선 진로

등록 :2021-10-14 04:59수정 :2021-10-14 19:31

[왜냐면] 이도흠 |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기이한 대통령선거가 진행 중이다. 정책은 사라지고 경쟁적으로 헐뜯기를 행하고 있다. 시대정신을 표방하는 후보는 단 한 사람도 없고, 중학생 수준의 교양과 상식도 갖추지 못한 채 무지의 망언을 되풀이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여야의 유력 후보가 제각각 대형 의혹 사건에 휩싸여 있다. 자칫 국민이 아닌 사법부가 실질적으로 대통령을 낙점할 수도 있다. 5대 위기에 놓인 상황이기에 절박감과 우려는 더욱 크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이후 불평등의 극대화와 민생의 위기, 기후·생태 위기, 간헐적 팬데믹의 위기, 4차 산업혁명과 노동의 위기, 공론장의 붕괴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고 있다. 먼저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8.86%, 부동산 양도차익 63%, 주식 양도차익 90%, 이자소득 91%를 독식하여 불평등은 세계 최고다.(<월간 노동리뷰> 등) 자살률은 레소토 등에 밀려 4위로 떨어졌지만, 사회구조적 자살이라 할 수 있는 저출산율은 다시 1위를 기록하였다. 전세계적으로 기후·생태 위기는 임계점을 넘어서서 역대급의 태풍과 폭우, 폭염 등이 일상이 되고 동식물의 38%가 멸종위기에 놓였다. 완충지대의 숲마저 개간한 탓에 박쥐 등과 공존하던 바이러스가 인수공통의 바이러스로 변이하여 세계화 고속도로를 타고 퍼지기에, 이제 4~5년마다 팬데믹의 공포를 겪어야 한다. 인공지능(AI) 강국 선언, 로봇 대체율 세계 2위 등 4차 산업혁명의 급속한 추진으로 일자리가 줄고 가뜩이나 어려운 노동환경은 더욱 악화하였다. 신자유주의 체제로 언론이 기업화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가짜뉴스가 진리를 마구 왜곡하는 데 더하여 조국 사태 등으로 부족주의가 굳건히 자리잡는 바람에 민주주의의 토대인 공론장이 붕괴하였다.

5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파국은 필연이다. 근본적인 대안은 탈성장과 탈자본의 사회로 이행하는 것이다. 이 체제는 끊임없는 확대재생산으로 성장을 추구하고 대중의 경쟁과 탐욕을 증식시키고 탄소세처럼 혁신적인 정책도 상품으로 전락시키기에, 다른 대안들은 미봉책에 그친다. 게다가 전환을 위해 남은 시간은 10년 남짓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 위기를 악화시키면서 이득을 취한 장본인들이기에 위기 극복에 나설 수 없다. 이들과 문재인 정권은 촛불을 배반하거나 저항하여 개혁을 유보하였다. 무엇보다 이들이 범한 가장 큰 죄는 천민자본주의를 카지노자본주의의 한국 버전인 ‘한탕자본주의’로 더 악화시킨 것이다. 산업자본의 착취를 유지한 상태에서 금융자본의 수탈을 강화하는 터전을 만들어주었으며, 부동산 폭등, 조국 사태, 대장동 사태 등으로 청년들의 마지막 남은 희망마저 앗아갔다. 그 전에는 공존의 윤리를 내던지고 무조건 경쟁에서 이겨 승자가 되고자 했다면, 이제 청년들은 공정한 경쟁과 성실한 노력을 통한 성공은 불가능하다며 주식투자와 암호화폐 투기에 매달리고 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5대 위기 극복이다. 이는 탈자본과 탈성장을 넘어 새로운 사회를 지향할 때만 가능하다. 이 위기의 희생자들인 노동자, 농민, 빈민, 자영업자, 여성, 청년, 성소수자, 장애인들이 내는 목소리를 정치와 정책으로 수렴하려면, 보수 양당과 진보가 삼분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진보 정당들은 대안의 사회로 목표를 명확히 하고 희생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을 조직화한 시민주체로 내세워야 한다. 노동자 민중 경선이건 다른 방식이건, 진보 연합후보를 내고 5대 위기의 극복과 대안의 사회로 대선 프레임을 확 전환하자. 그래야만 이 나라와 청년을 구할 수 있다. 보수 양당 후보들마저 견인하며 다음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의미 있는 전진을 할 수 있다. 적녹보(노동-환경-여성과 소수자)연대를 통한 진보통합의 길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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