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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폭 77주기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 위령 평화 기념식 모습. 연합뉴스
피폭 77주기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 위령 평화 기념식 모습. 연합뉴스

오는 9일 열리는 나가사키 원폭 평화 기념식에 미국·영국 등 주요 6개국 주일대사들이 모두 불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가사키시가 가자지구 희생 등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이스라엘 대사를 초청하지 않은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아사히신문은 8일 미·영 등 주요 6개국과 유럽연합(EU) 주일대사들이 이스라엘 대사가 기념식에 초대받지 못한 것을 이유로 9일 개최되는 ‘피폭 79주기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 위령 평화 기념식’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서한을 스즈키 시로 나가사키 시장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을 러시아·벨라루스와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안타깝고 오해를 부른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나가사키는 미국이 태평양전쟁 때 원자폭탄을 투하한 지역으로, 시는 매년 8월9일 희생자 위령 및 평화 기원 행사를 열고 있다. 시는 이번 행사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이를 돕고 있는 벨라루스, 팔레스타인과 전쟁 중인 이스라엘 주일대사를 초청하지 않았다. 시는 이스라엘 대사를 초청하는 것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지구의 인도적인 상황이나 국제 여론에 비춰 기념식에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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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은 “나가사키시가 이스라엘을 초청하지 않은 배경에는 강한 저항감을 가진 피폭 피해자의 존재가 있다”고 전했다. 미마키 세이코 도시샤대 준교수(국제정치)는 신문에 “러시아와 이스라엘의 사정이 다른 것은 맞다”면서도 “가자지구에서 4만명 가까이 희생되고 있다. ‘시민의 희생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는다’는 피폭지의 이념에 비춰보면, 이스라엘을 부르지 않은 것은 이치에 닿아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