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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약식회담’ 일본은 ‘간담’…정상 만남 표현 왜 다를까?

등록 :2022-09-22 16:04수정 :2022-09-23 11:45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1일(현지시각) 맨해튼 유엔총회장 인근의 콘퍼런스빌딩에서 낮 12시23분부터 약 3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1일(현지시각) 맨해튼 유엔총회장 인근의 콘퍼런스빌딩에서 낮 12시23분부터 약 3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각)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만난 것을 두고 한국 정부는 ‘약식회담’, 일본은 ‘간담’이라고 발표했다.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2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이렇게 설명했다. 마쓰노 장관은 “먼저 회담과 간담의 차이에 대해서는 엄밀한 정의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에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양국 정상이 단시간에 의제를 정하지 않고 대화를 해 간담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약식회담을 일본에선 간담, ‘다치바나시’(서서 대화)라고 부른다. 의미하는 바가 다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약식회담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상대방을 옆으로 불러낸다는 의미의 풀 어사이드 미팅(pull-aside meeting)으로 번역되는데, 공식 회담과 달리 끝난 뒤 문서로 정리된 합의문을 발표하거나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다.

마쓰노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약식회담’과 ‘간담’의 경우 한·일이 각각 부르는 용어가 다를 뿐 큰 틀에서는 같은 의미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외교 관계에선 정상 간 만남에 붙이는 용어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기 마련이다.

일본에서도 정상 간 대화를 두고 다양한 표현을 하고 있다. 가장 격식이 있는 것은 ‘정상회담’이다. 정상회담의 일반적인 모습은 회담을 위해 해당 국가에 방문하거나 상대국가 정상이 자국에 오는 경우다. 양국의 국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둔 채 대체로 1시간 이상 장시간 대화가 이뤄진다. 회담 뒤 두 정상이 기자회견을 하거나 공동 합의문 또는 각각의 성명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 2년 이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화상 정상회담도 자주 이뤄지고 있다.

정상회담이 꼭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는 것은 아니다. 국제회의를 계기로 정상끼리 회담하는 사례도 많다. 기시다 총리는 21일 윤 대통령을 만난 뒤인 오후 2시30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약 40분 동안 정상회담을 했다. 시간도 윤 대통령보다 10분 정도 길었지만 ‘회담’이란 용어가 붙었다. 기자회견도 없었고, 양국이 각각 자료를 내는 수준에서 그쳤다. 외견만 보면 윤 대통령과의 ‘간담’과 거의 차이가 없다.

일본에서 가장 가벼운 정상간 대화는 ‘다치바나시’다. 정상이 서서 가볍게 악수하면서 안부를 묻는 수준이다. 우연히 만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전에 약속이 이뤄진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정말로 우연히 만나 인사를 나누는 경우는 ‘접촉했다’ 정도로 표현한다.

정상간 만남에 대한 부르는 용어가 다양하긴 하지만 마쓰노 장관이 말한 것처럼 회담과 간담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기보다 일본 정부의 외교상 의사 표현이다.

광복절 경축사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공언했던 윤 대통령 입장에선 이번 기시다 총리의 만남을 보다 격식 있고, 의미 있는 자리로 보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외교 관례도 무시하고 지난 15일 대통령실이 ‘한·일 정상회담 흔쾌히 합의’를 공식 발표한 것도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자민당과 통일교 유착 의혹에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 문제 등 각종 악재가 겹쳐 지지율이 29%까지 떨어진 기시다 총리 입장에선 한국에 양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속내가 드러난 것이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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