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7일 열린 ‘전세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아이오에스 15’의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쿠퍼티노/EPA 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7일 열린 ‘전세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아이오에스 15’의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쿠퍼티노/EPA 연합뉴스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인터넷 이용 행태 추적을 막으려는 애플과 이를 피해 가려는 온라인 광고업계의 공방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이 싸움은 아이폰의 ‘보안’을 주요 장점으로 내세우는 애플과 온라인 광고업계 대변자를 자처하는 페이스북의 대립 양상으로 처음 부각됐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광고 기술 업체들이 추적 차단을 우회해온 것으로 드러난 데 이어, 애플이 보안을 강화한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발표하면서 양상은 ‘보안 기술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애플은 7일 ‘전세계 개발자 콘퍼런스’ 개막식에서 보안 기능을 대폭 강화한 아이폰 운영체제 ‘아이오에스(iOS) 15’를 공개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새 운영체제에는 개별 앱들의 스마트폰 정보 접근 요청 내역을 사용자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전자우편 본문에 보이지 않는 작은 그림을 첨부한 뒤 전자우편을 읽으면 사용자를 추적하는 기법을 차단하는 기능도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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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사용자의 인터넷 접속 기록을 감추는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도 발표했다.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추적하기 어려운 ‘인터넷 주소’(익명 아이피 어드레스)를 부여하고 통신 내용을 암호화하는 서비스다. 이를 거치면 사용자가 어떤 사이트를 접속했는지 애플조차 알 길이 없다는 게 애플의 주장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이 서비스는 아이오에스 14.5에 추가된 사용자 추적 차단 기능을 우회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뒤 출시돼 특히 눈길을 끈다.

애플은 아이오에스를 14.5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맞춤형 광고를 위한 추적을 허용할지 여부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많은 업체들이 사용자가 거부하더라도 계속 이용 행태를 추적하는 방법을 찾아내 활용해왔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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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전략 자문가 에릭 슈퍼트는 “사용자가 추적을 거부하더라도 업체들이 수집할 수 있는 정보는 과거와 별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한 데이터 수집 업체는 고객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인터넷 주소 등을 바탕으로 과거 수집하던 정보의 95%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문 채취’라고 불리는 이 기법을 애플이 금지했지만, 이 정책이 실제로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바일 마케팅 플랫폼 기업 브랜치의 앨릭스 오스틴 최고경영자는 “아이오에스 14가 실질적인 사생활 보호 대책이라기보다 마케팅 수단에 가깝다는 게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애플이 사용자의 인터넷 주소까지 감추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애플은 올가을 아이오에스 15를 아이폰 새 모델과 함께 정식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온라인 광고 기술 업체들은 몇달 동안 사활을 걸고 이 새로운 기술 장벽을 뚫는 시도에 몰두할 전망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